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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歸農 아닌 歸村을 해야…살 땅보다 주변을 봐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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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農 아닌 歸村을 해야…살 땅보다 주변을 봐라"

네잎클로버♡행운 2012. 5. 12.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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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農 아닌 歸村을 해야…살 땅보다 주변을 봐라"

 

고수에게 듣는다 - 박인호 전원·토지 전문 칼럼니스트

생활비 먼저 확보해 두고 농사 첫걸음은 소규모로
주민들과 어울려 사는 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문화재·전통있는 곳 택하면 전원생활·땅값상승 '두토끼'

 

“귀농(歸農)이 아니라 귀촌(歸村)을 해야 합니다. 귀농의 성공확률은 3%도 안 됩니다. 귀촌을 했다가 적성에 맞으면 귀농하는 게 좋습니다.”

22년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0년 강원도 홍천 내촌면 물걸리로 터전을 옮긴 전원·토지 전문 칼럼니스트 박인호 씨(49). 그는 기자생활 중 10여년간 부동산 분야를 취재하다가 아예 귀농·귀촌으로 인생 2막을 연 주인공이다. 홍천 오지에 6700여㎡(약 2050평)의 땅을 사서 부인 두 딸 등 가족 전부가 내려갔다. ‘박인호의 전원별곡’이란 인터넷 카페를 운영 중인 그는 작년 ‘전원생활도 재테크다’란 책을 펴낸 데 이어 최근 ‘인생 2막 귀농귀촌, 난 이곳으로 간다-테마로 본 전원명당’을 출판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귀농’과 ‘귀촌’은 다르다

박씨는 귀농과 귀촌의 개념은 다르다고 말한다. 귀촌은 그냥 시골에서 사는 것이다. 귀농은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돈을 버는 것을 말한다. 그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귀농 성공 스토리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연봉 1억원대 부농은 통계적으로 전체 농가의 1.4%밖에 안 된다”며 “실제 주변을 둘러봐도 귀농해서 성공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일거리 삼아 하고 있는 그의 농사 성적표도 낙제점이다. 농약·비료를 쓰지 않고 자연농법을 고집해온 탓에 2년째 제대로 된 수확을 해보지 못했다.

따라서 생활비 정도는 나올 수 있는 소득을 도시에서 확보한 뒤 귀촌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예를 들어 도시에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 임대주택을 사두면 임대수입으로 시골에서 생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소득이 있어야 귀촌이 가능할까. 박씨는 “도시에서의 생활습관을 버리면 한 달에 100만원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며 “귀촌해 텃밭 같은 작은 부지에서 농사를 지어보다 자신과 잘 맞으면 귀농으로 전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귀촌에 필요한 목돈은 얼마일까. 박씨는 대지·집 구입용으로 1억~2억원만 있으면 귀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생활 적응은 천천히

그는 “도시인들이 농촌 원주민들과 갑자기 섞여 생활하기는 힘들다”며 “천천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시에서 수십년 살아온 사람과 농촌에서만 산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생각은 천양지차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짧은 기간에 농촌 사람들과 동화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다. 박씨는 “‘귀농·귀촌의 성공 여부는 현지 주민들과 얼마나 빨리 친해지느냐에 달렸다’고 말하는 토지 전문가들을 보면 그들이 진짜 전문가인지 의심스럽다”며 “서로 DNA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도시에서 내려온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서로 친구가 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에 그는 회원 86명의 ‘홍천 귀농귀촌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는 5~10년 후에는 농촌 문화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농촌에 살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다. 이들이 사망하고 나면 빈자리를 도시 생활을 경험한 귀농·귀촌인들이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땅’만 보지 말고 주변 지역 살펴야

그는 “귀농·귀촌의 첫 단계인 주말주택(멀티 해비테이션)의 경우라면 투자가치도 생각해야 한다”며 “경치가 좋거나 지인이 권유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땅의 유통 과정에서 거품이 많이 끼는 까닭이다. 그는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미리 관심 있는 지역을 꾸준히 찾아가 시세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며 “준비한 기간이 길수록 급매물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또 전원생활을 누리면서 나중에 땅값 상승이라는 ‘덤’을 추가로 얻으려면 ‘개별 땅’만 보지 말고 ‘지역 전체’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연환경은 기본이고 교통, 교육, 문화 등 생활 인프라도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왕이면 문화재가 있거나 전통이 있는 마을을 택하라고 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전통 체험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집은 가급적 작게 지으라고 조언했다. 큰 집은 환금성이 없는 까닭이다. 그는 “요즘에는 자산가들도 집을 호화롭게 짓지 않고 실속 위주로 짓는다”고 전했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