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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서산]충남 대표 오지였던 '스 ~ 산'…한국·중국 잇는 국제관문도시 도약 본문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서산]
충남 대표 오지였던 '스 ~ 산'…한국·중국 잇는 국제관문도시 도약
중국과 최단거리 교역로 '대산항'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4시간 걸리던 서울 1시간대로
현대위아 등 자동차 기업 60곳 유치
국내최초 자율주행 시험로 설치
석유화학산업이 대표 성장동력
세계 5대 유화단지로 발돋움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와 서산의 주요 지역
지난 26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산업단지로 향하는 29번 국도. 석유화학제품을 실은 트럭 수십대가 단지를 빠져나와 도로 위를 줄지어 달리고 있었다. 단지 인근 대산항에는 ‘CHINA(중국)’라는 국적 표기가 적힌 컨테이너박스 수백개가 쌓여 있었다. 항구 한쪽에는 랜드로버, 아우디 등 중국에서 수입돼 운반을 기다리는 외제차 수백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충남의 ‘조용한 오지’로 불린 서산시가 서해안 시대를 맞아 국제 물류 허브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갯벌과 간척지로 조성된 드넓은 농촌으로 대표되던 서산시는 1995년 지방자치 시행 이후 20여년 만에 석유화학과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과거 서산은 말이 느리고 인심 좋다는 충청도의 특징을 잘 간직했다는 뜻에서 ‘충청도 중의 충청도’로 불렸다. 서산 사람들은 서산을 ‘스으산’이라고 발음한다. 지금도 서산시 산하 서산문화원이 발행하는 소식지의 명칭은 ‘스산의 숨결’이다. 이뿐만 아니라 서산은 서해안의 여러 만(灣)과 동쪽의 가야산에 막혀 교통이 불편했다. 같은 충남 지역인 공주보다도 배편을 이용하는 인천이 가까웠을 정도였다. 서산이 ‘충남의 오지’로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서산이 지닌 이런 지역적 특성은 인근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린 원인이 됐다.
서산에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찾아온 건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부터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산에서 서울까지 네 시간이 걸린 거리는 1시간20분대로 단축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교통 오지였던 서산에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서산의 변화를 주도한 건 석유화학산업이다. 대산읍 독곶·대죽리 일대 1561만㎡ 규모의 대산산업단지가 대표적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민간 석유화학업체들이 갯벌을 매립해 조성했다. 대산산업단지는 울산과 여수와 함께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이며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KCC 등 이곳에 들어선 석유화학분야 국내 대표 대기업을 비롯한 입주 업체들이 내는 국세는 연평균 4조원에 이른다.
대산산업단지는 인근 대산항의 지리적 이점을 톡톡히 봤다. 서산시 북단 끝자락에 있는 대산항은 중국과 최단 거리(393㎞)에 있는 국내 항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4821만6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수입은 2만8783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 수출은 3만5394TEU로 수출입 모두 각각 19.5%, 18.2% 증가했다. 내년에는 대산항과 중국 룽청시 룽옌항을 잇는 국제 여객선이 취항해 여객과 물류가 공존하는 국제 물류 허브항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행정자치부에서 30년 넘게 공직 경험을 쌓은 이 시장은 “그동안 서산은 인근 태안군, 당진시와 달리 조용하고 낙후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자동차 및 석유화학산업의 양대 축과 함께 관광까지 더한 국제 관광·물류 허브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산=박상용/임호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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