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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콘텐츠의 門, 앞으로 여행이 열게 될 것" 본문

황금돼지 만들기/여행을 떠나요

"콘텐츠의 門, 앞으로 여행이 열게 될 것"

네잎클로버♡행운 2017. 8. 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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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이오니어] "콘텐츠의 門, 앞으로 여행이 열게 될 것"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게 진정한 `여행` 거창한 관광보다 소소한 여행이 더 좋아
요즘 여행,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닌 재발견


  • 이창훈,장주영 기자
  • 입력 : 2017.08.21 04:01:08


김영선 스카이라이프TV 대표



"돌아올 자리가 있어 좋은 게 여행 아닐까요."

김영선 스카이라이프TV 대표는 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회귀(回歸)'에서 찾는다고 했다. 김 대표는 "돌아오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할 만큼 여행을 떠났다가 일상에 복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가고 싶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치 북태평양에서 살던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2만여 ㎞를 헤엄쳐 울산 태화강이나 양양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김 대표의 여행도 매한가지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복귀를 즐긴다는 김 대표의 여행법이 궁금해졌다.


그는 "솔직히 여행을 좋아는 하지만 많이 다니지는 못한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한 회사의 대표인 만큼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을 것이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외의 설명이 이어졌다.

"캐리어에 짐을 싸서 비행기를 타거나 아니면 멀리 차로 이동하는 여행은 잘하지 못합니다. 대신 여유가 생길 때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고 있습니다. 관광이라고 거창하게 접근하기보다 소소하게 자신만의 여유를 즐기기 위한 나들이도 여행의 일환 아닐까요."

이런 김 대표의 생각은 회사 내 조직까지 생기게 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스카이트래블 여행센터다. 관광이나 여행의 사전적 정의에 갇히지 않고 교양과 문화 등으로 문을 넓혀 확장형 트렌드를 이끌어보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현재 스카이TV는 여행 채널 스카이트래블과 예술 문화 채널 스카이A&C, 예술 문화 다큐 채널 스카이UHD, 국내 유일 명상 힐링 채널 스카이힐링 등을 통해 여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

스카이A&C에서 제작해 다섯 번째 시즌을 내보내고 있는 '길에서 미술을 만나다'가 대표적이다. 무심코 지나치는 거리의 예술작품을 소개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에는 가수 이현우가 일본과 홍콩으로 혼자 예술여행을 떠난 여정을 돌아보고 있다.

"얼마 전에 이현우 씨가 하코네에 가 야외 조각미술관과 작은 이탈리아라 불리는 유리의 숲 미술관 등을 둘러보더라고요. 예능처럼 큰 웃음이나 재미가 있지는 않지만 작은 데서 찾는 예술의 혼이나 아티스트의 열정이 울림을 줬습니다. 9월에 늦은 여름휴가를 떠날 생각인데 이현우 씨가 밟아간 코스를 그대로 따라해볼까 합니다."

이른바 '늦캉스'를 즐기겠다는 김 대표의 여행법은 어쩌면 현재를 사는 20대들의 여행과 닮았다. 최근 젊은 층을 보면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깊게 파고드는 여행을 떠나는 이가 꽤 늘고 있다.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여행, 뮤지컬이나 영화 등을 즐기려는 문화여행, 육해공 레포츠를 섭렵하는 여행 등이 그것. 김 대표도 젊은 층의 여행법을 반긴다고 했다.



"나이 차이를 떠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해요. 기본은 여행이거든요. 흔히 여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도 하는데, 저는 재발견에 더 가깝다고 봐요. 발길 닿는 대로 가는 행위 자체가 크게 봐서 여행 아니겠어요. 그 길에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생겨 반복되면 지금 같은 여행이 되는 거겠죠."

김 대표의 '소소한 여행' 이론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것이 '힐링 채널'이다.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여행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왜 여행을 할까'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김 대표는 그 답을 힐링에서 찾았다고 했다.

"국내외를 여행 중인 젊은 여행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이 많더라고요.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이들도 많고요. 그들에게는 여행이 곧 마음의 힐링을 주는 수단이었던 셈입니다. 그곳이 어디가 됐든 길 위에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일상의 쫓김이 아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통해 대리만족을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일까. 힐링 채널이 내보내는 프로그램을 보면 내레이션이 없는 경우가 꽤 있다. 어떤 때는 아무 효과가 가미되지 않은 채 바람에 풀이 흔들리는 소리나, 새소리, 파도소리 등만으로 가득 채울 때도 있다. 과연 그런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볼까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대표는 "한 번 보기가 어렵지, 보기만 하면 은근히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원도 고성부터 동해시까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기차가 있어요. 1시간30분여를 달리는 열차인데요. 이런 생각을 해봤죠. 차창 안에서가 아닌 밖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풍광은 어떨까라고요. 그래서 열차 외부 곳곳에 카메라만 8대를 매달고, 공중에 드론도 띄워 열차의 여정만 영상으로 담았어요. 기교 없이 음악만 흐르는데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겁니다."

2014년에 제주, 최근 서해열차 등을 통해 힐링 영상을 내보낸 바 있다는 김 대표는 곧 방영할 '레일로드'에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라고 기대를 바랐다.

김 대표는 앞으로 어떤 여행, 그리고 여행 콘텐츠를 꿈꿀까.

"최근 보면 우르르 몰리는 성향이 있어요. 일부 방송에서 어디가 나오면 한두 달 내로 그 지역에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잖아요. 가는 곳이 어디가 됐든 여운을 남기고, 또 그 여운을 갖고 기억하는 여행이 됐으면 해요. 그런 것을 콘텐츠로 만들고 싶고요. 그래야 생명력이 오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나아가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이제 여행이 될 것입니다. '여생여사(旅生旅死)', 머지않았어요."

[여행+ 이창훈 대표 / 장주영 기자 / 사진 = 박수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