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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 본문

부동산의 흐름/부동산 정보

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

네잎클로버♡행운 2023. 6. 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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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

[김경민의 부트캠프]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김경민 서울대 교수·도시계획전공 / 입력 2023.06.24. 03:00

 

‘강남 스타일‘의 가수 싸이가 2012년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서 이렇게 춤판을 벌였다. SBS ‘인기가요’ 사전 녹화차 진행된 무대로, 싸이의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이 몰렸다. 현재 서울 강남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지난달에 이메일로 받은 독자의 질문은 “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였다. 그 무렵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는 사상 최악의 부동산 위기가 온다고 경고했다.

그 질문과 기사를 보면서 ‘부동산에는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하나의 부동산 시장만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동산 유형은 크게 4가지다. ①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용 부동산(서울의 경우 아파트) ②사람들이 근무하는 오피스 부동산(종로·중구 등에 있는 거대한 오피스 건물. 오피스텔이 아니다) ③물건을 사고파는 상업용 부동산(편의점부터 쇼핑몰까지) ④물건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산업용 부동산(공장과 물류창고) 등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는 미국 대도시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져 임대료가 예상만큼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그 건물 매입에 자금을 댄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가 확산돼 도심 오피스 건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줄어 공실이 많아졌고, 그런 건물에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곤란해질 것이라는 주장은 정확한 주장이나, 이를 주택 시장으로 확장해서 해석하면 곤란하다. 오피스 시장과 주택 시장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했고, 한국에서도 대형 금융회사의 해외투자심사역을 맡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부동산에 투자한다. 즉 자산이 10조원이라면 오피스 건물에 투자하는 비중과 주택에 투자하는 비중이 존재한다. 지역 안배도 고려하는데, 유럽 부동산과 미국 부동산, 아시아 부동산에 분산 투자한다. 미국 오피스 부동산이 심각한 상황이라면, 미국 주택 시장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아시아 오피스 시장(예컨대 공실률이 4%에 불과한 서울 오피스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따라서 모든 부동산이 심각한 위기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이제 독자의 질문으로 가보자. 독자가 말한 “중심”은 대중 관점에서 주택 시장의 중심지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주택 시장 중심지가 업무 중심지와 매우 긴밀하게 얽혀 있다. 서울은 1970년대 이전까지 단핵 도시였다. 업무지역 핵심이 종로·중구의 오피스타운 한 곳이었다. 당시에는 북촌과 혜화동 일대가 중산층 이상의 거주지로 자리매김했다.

 

1970년대 여의도에 증권거래소가 입지하자 그곳은 금융 중심의 오피스타운으로 성장했다. 도시계획에 의해 개발되면서, 시범아파트단지 등 여의도 아파트들은 중산층 타운으로 거듭났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는 강남 일대가 새로운 신도시로 개발됐는데, 여의도보다 훨씬 큰 규모의 택지를 조성했고 아파트 단지들과 오피스 시설, 쇼핑 시설들이 들어왔다.

 

흥미로운 점은 ‘중심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여러 유형의 부동산들이 시차를 두고 조성된다는 사실이다. 강남은 1970년대 반포와 압구정 아파트단지 개발을 필두로 도곡동 개나리아파트, 영동아파트, 진달래아파트 등의 거대 단지와 대치동 일대 우성, 선경, 미도아파트, 그리고 개포동에 대규모 주공아파트 단지가 지어졌다. 강남에 중산층 이상의 주거 단지가 생기자 이들을 위한 쇼핑시설이 등장한다. 1980년대 중반에 압구정 현대백화점, 그랜드백화점(현 한티역 롯데백화점), 대치동 그랑프리백화점 등이 들어섰다.

1980년대에는 강남에 거대한 오피스 건물들이 등장하고 대형 기업들이 입지하게 된다. 이 과정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됐다. 역삼역 강남파이낸스센터가 2001년에 완공된 것을 보면, 강남 오피스 업무지구는 중산층 주거단지와 쇼핑시설이 마무리된 후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 요약하면, 강남이 ‘중심지’로 거듭나는 동안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들이 주택-리테일 상업-오피스 타운의 순으로 성공적으로 들어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거지와 오피스 타운의 성격이다. 오피스 업무지구에 입지한 회사들의 성격부터 봐야 하는데, 글로벌 도시의 대표 산업은 금융, IT, 미디어와 같은 서비스 산업이다. 공장을 포함하는 제조업이 아니다. 물론 제조업체의 본사는 오피스 업무지구에 있다. 테헤란로에 있는 포스코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서울과 같은 글로벌 도시들의 대표 산업은 서비스 산업이다. 장치 산업이 아니라 양질의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는 영어에 능숙하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존재하며 부동산 금융과 시장, 법규를 이해하는 높은 수준의 노동력을 요구한다. IT도 마찬가지다. 머신러닝을 이해하는 노동력은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런 지적 능력을 기반으로 한 계층은 중산층 이상으로 가늠되고, 이들은 대개 중산층 거주 타운에 거주한다. 강남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심지’가 된 이유는 예쁘고 높은 건물을 세웠기 때문이 아니다. 그곳에 중산층 집적 주거지역이 존재하고 리테일 상업 시설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 대형 IT 회사 대표와 이야기를 하는 중 종로에 있는 본사를 강남으로 옮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IT 프로그래머들이 종로까지 오기 힘들어합니다. 분당·판교에 IT 클러스터가 조성됐고, 거기서 근무하는 사람들(대개 분당 인근에 거주)에게 종로는 너무 멀어요. 강남까지는 출퇴근이 가능하고요.”

 

강남급 중심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거지 성격도 중요하고, 다양한 어메니티(생활 편의 시설)도 존재해야 하며, 거대한 오피스 업무지구도 큰 역할을 한다. 이들이 서로 연결돼 시너지를 발휘한다. 다만, 도시는 성장하면서 여러 중심지가 만들어진다. 공장이 많던 성수동 지역이 10년 만에 소셜벤처 업무지구로 변모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새롭게 성장 중인 중심지는 강남 사례처럼 다양한 유형의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진짜 중심지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 (chosun.com)

 

서울 부동산의 중심은 영원히 강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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