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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타운, 교통 여건 좋고 대형 병원 있는 도심이 최적
시니어타운 개발 성공하려면…
김서경 땅집고 기자 / 입력 2023.12.19. 03:00업데이트 2023.12.19. 10:03
“시니어타운을 한적한 시골에 지으면 말 그대로 ‘폭망’하기 십상입니다.
‘은퇴 후 한적한 전원생활’은 옛말이죠.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이 가까운 게 첫째 조건입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대형 병원까지도 금방 도착해야 하니까요.”(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
최근 고금리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건설업계가 꽁꽁 얼어 붙었지만 시니어타운 개발 시장은 뜨겁다.
2025년이면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될만큼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주거복지시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부동산 디벨로퍼는 물론 금융·호텔업계까지 시니어타운 개발에 잇따라 뛰어드는 양상이다.
수익성이 좋은 도심에서는 시니어타운을 짓기 위한 부지 쟁탈전이 치열하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은 “서울에서 시니어타운 대상지로 특정 부지를 점찍었다는 소문이 돌면 다른 기업에서 더 비싼 값에 낚아채 가버릴 정도”라고 했다.
문제는 시니어타운도 확실한 전략없이, 아무 곳이나 지었다간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땅집고는 시니어타운 개발 성공을 위한 노하우와 실전 전략을 제공하는 ‘시니어 주거·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을 내년 2월14일 개강한다.
주거 트렌드 연구 경험이 풍부한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을 비롯해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 심우정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제론테크연구소 대표 등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땅집고가 이번 과정에 강사로 나설 전문가들을 미리 만나 시니어타운 개발 성공 조건에 대해 들어봤다.
◇고급형·중저가형 모두 도심이 유리
시니어타운에 적합한 입지도 일반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다.
서울 강남·광화문 등 핵심 업무지구와 가깝거나 주거지역에서 멀지 않아야 유리하다.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500′(442실)은 1인 기준 월 관리비가 470만원인 최고급 시설인데 입주까지 2년 넘게 기다릴만큼 수요가 많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에 붙어있어 도심 어디로든 이동하기 편리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월 관리비가 최고 500만원로 국내 최고가인 서울 마곡지구 ‘VL르웨스트’(810실) 역시 9호선 마곡나루역이 바로 옆이다.
박동현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장은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라고 불리는 신중년층은 오랜 직장 생활로 도심이 익숙하고 여가나 문화생활도 활발히 즐긴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기존 생활권을 고수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부지 자체를 찾기 어렵고 땅값도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지하철·병원 등 인프라 접근성이 좋은 속칭 ‘서울 옆세권’ 지역도 눈여겨볼만하다.
위례신도시가 대표적이다. 강남 생활권이지만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등 종합병원이 가깝다.
이 본부장은 “위례는 도심 시니어타운보다 월세와 관리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어 입주자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의료서비스 차별화도 중요
입지만 좋다고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시니어타운의 매력을 십분발휘하려면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수요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시니어타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서비스. 과거에는 병원과 연계하거나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수준에 그쳤다. 최근엔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해 노화와 질병에 미리 대응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들어선 ‘KB평창카운티’는 수면 질과 맥박, 스트레스지수 등을 빅데이터로 수집해 일주일 단위 통계를 내고 개별 상담을 해준다. 심우정 제론테크연구소 대표는 “시니어타운에서 의료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질병 치료보다 노화를 막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헬스케어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시니어타운도 브랜드 시대
아직은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지만 시니어타운도 공급이 늘수록 브랜딩이 점점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들어 아파트 시장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래미안, 자이 같은 대형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본부장은 “시니어타운 시장도 하이엔드와 보급형 브랜드가 나뉠 것”이라며 “아파트처럼 브랜드가 개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시대가 온다”고 했다.
시니어타운 공급 확대를 위해 건축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청년주택처럼 용적률을 올려주거나 취등록세·부가가치세 등 세금 감면을 통해 관리비 부담을 줄여주는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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