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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런던, '좀비 아파트'로 골치…열에 두세 채는 주인 있어도 빈 '유령주택' 본문
뉴욕·런던, '좀비 아파트'로 골치…
열에 두세 채는 주인 있어도 빈 '유령주택'
입력 : 2017.10.18 07:47
세계 주요 도시들이 불 꺼진 빈집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집주인은 있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주택’과 ‘좀비 아파트’가 늘면서 빈집은 주요 도시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로 풀린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등 글로벌 도시의 집값은 크게 뛰었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몇 채씩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소유주는 있지만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이 없는 유령 주택이 늘었다. 이 때문에 정작 살 곳이 필요한 청년층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영국 런던 허트퍼드셔의 주택·아파트 지역. /블룸버그 제공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명 ‘좀비 아파트’로 불리는 빈집들은 런던의 부촌(富村)으로 꼽히는 첼시와 켄싱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런던의 좀비 아파트 가운데 70%는 집주인들이 갖고 있는 세컨드 하우스”라며 “세컨드 하우스로 사들인 집이 빈 채 방치되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런던은 만성적인 주택 공급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부동산 큰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 중 하나다. 아시아나 중동의 부자들은 런던 아파트를 일종의 안전자산처럼 생각하고 투자한다. 지난해 런던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71만달러(약 8억500만원). 가디언은 “런던브리지에서 멀지 않은 복스홀 지역의 50층짜리 아파트인 세인트 조지 워프 타워는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치솟으면서 빈집이 늘어나는 현상은 런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홍콩, 밴쿠버, 두바이,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시드니, 예루살렘 등 전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잡지 뉴요커는 미국 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에 있는 집 가운데 3분의 1이 1년에 10개월은 비어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파리 아파트의 4분의 1도 주인은 있지만 거주자가 없이 비어 있다.
예루살렘의 경우 수천채의 좀비 아파트가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외국인 소유로 돼 있다. 이들은 1년에 몇 주 정도만 예루살렘에 머물기 때문에 아파트는 거의 1년 내내 빈집으로 남아 있다. 오퍼 버코위츠 예루살렘 부시장은 “실제 빈 아파트 숫자는 공식 통계의 3배가 넘을 것”이라며 “빈집이라고는 하지만 소유주가 있다 보니 젊은이들이 살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으로 집값이 치솟고 빈집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회의적이다.
지난달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외국인 소유이면서 빈집으로 있는 고가 주택에 대해 세금을 중과할 수 있는 권한을 런던시에 달라고 의회에 청원했다. 노동당은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을 최고 2500달러에서 7500달러로 인상하는 안도 제안했다.
하지만 세금 인상이 부자들의 주택 보유 의지를 꺾을지는 의문이다. 캐스 스캔런 런던 정경대학 교수는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울트라리치(ultra-rich)는 세금 인상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은 지난해 9월부터 빈집에 세금을 중과하고 있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좀비 아파트 소유자는 1㎡당 연간 58달러의 세금을 내야 한다. 100㎡(약 33평) 크기의 아파트를 보유했을 경우 낼 세금은 연 5800달러에 달한다. 버코위츠 예루살렘 부시장은 “세금을 올렸으니 좀비 아파트가 매물이나 임대차 시장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추가 세수는 부족한 주택을 공급하는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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