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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3곳 손잡고 첨단연구단지 키워 쇠락하던 도시 살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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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3곳 손잡고 첨단연구단지 키워 쇠락하던 도시 살렸다

네잎클로버♡행운 2023. 5. 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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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3곳 손잡고 첨단연구단지 키워 쇠락하던 도시 살렸다

이은택 기자 / 입력 2023-05-25 03:00업데이트 2023-05-25 03:00

 

[위기의 대학 해법을 찾아서]〈하〉선진국의 대학-지역 혁신
소득 최하위 美 노스캐롤라이나州… 공동 캠퍼스 만들어 기업-인재 유치
40년간 매년 1800명 신규 고용 창출… 말뫼, 대학 중심 스타트업 집중 투자
산업 생태계 바꿔 실업문제 등 해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 전경.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손잡고 만든 이 시설은 북미 최대 규모의 연구단지로 꼽힌다. 사진 출처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 홈페이지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950년대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1인당 주민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당시 미국인 1인당 평균 연 소득이 1639달러(약 214만 원·1952년 기준)였는데 노스캐롤라이나는 1049달러(약 138만 원)에 불과했다. 지역 사람들 대부분은 소규모 농업이나 섬유공업, 산림업, 가구 제조 같은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했다. 학생과 청년들은 초중고교를 졸업하면 다른 주로 떠났고,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70여 년이 지난 현재 이 지역은 미국 최고의 두뇌를 길러내는 북미 최대 첨단기술 연구단지를 품은 곳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다.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Research Triangle Park)’로 불리는 인구 130만 명의 연구 도시가 형성된 것.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주내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 더럼의 듀크대, 롤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세 지역 대학들이었다.

● 대학-지역 혁신의 모델, 美 RTP

1950년대 중반 쇠락해 가는 노스캐롤라이나를 살리기 위해 주정부와 민간, 그리고 대학은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리서치 트라이앵글 개발 위원회’를 만들었다. 지역 내 주요 3대 대학을 중심으로 삼각형 모양의 첨단 연구단지와 공동 캠퍼스를 만들고 기업, 인재를 유치해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살린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은 처음부터 미국 정부가 아니라 철저히 지역, 대학, 민간 주도로 진행됐다. 그 결과 1980, 90년대 지역 고용이 늘기 시작했고, 최근 40년간 매년 평균 6개의 새로운 기업, 18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됐다. 현재는 IBM, SAS인스티튜트 등 글로벌 회사와 스타트업이 입주해 대학과 유기적으로 연구를 주고받으며 140여 개 연구개발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이는 최근 한국의 대학, 지역이 처한 위기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가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와 지방 인구 소멸로 이어지는 중이다. 본보 ‘위기의 대학 해법을 찾아서’ 시리즈 1회(22일자), 2회(23일자)를 통해 살펴본 국내 지방대와 지역의 현실은 참담했다. 문 닫은 대학 연구실에는 먼지만 쌓였고 주변 상권은 붕괴됐다.

지역의 쇠락과 인재 유출은 우리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이를 겪었고, 그중 일부는 해결책을 찾아내 더 나은 대학과 지역을 만들어 냈다.

 

● 말뫼-애리조나, 시장과 총장이 변화 주도

 

스웨덴의 남서부 스코네주에 있는 도시 말뫼는 시장(市長)이 주도해 도시를 바꾸고, 그 기반에서 첨단기술 대학이 태어난 사례다. 조선업 중심 도시였던 말뫼는 1970년대부터 한국, 일본에 경쟁력이 밀리면서 쇠퇴했고, 청년 실업률이 20%에 달했다.

말뫼는 도시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지식기반, 첨단기술 도시로의 변화를 추진했고 일마르 레팔루 당시 말뫼 시장(현재 80세)이 이를 주도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말뫼 교량 설치, 주상복합빌딩 건설 등이 이뤄지는 와중에 1998년 7월 1일 조선소 부지에 ‘말뫼대’가 설립됐다. 말뫼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 집중 투자가 이뤄졌고 국가, 대학, 지역이 연계된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됐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SU)가 있는 템피는 총장의 개혁이 도시까지 바꾼 사례로 꼽힌다. 2000년만 해도 ASU는 대학 전체 예산의 90%를 주정부에서 지원해야 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했다. 당시 재학생은 5만5000명 정도. 그 와중에 주정부는 지원금을 줄이기 시작했고 대학의 쇠락은 템피 지역의 쇠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2002년 취임한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학 혁신 정책을 폈다. 그는 ASU의 문을 지역에 개방하고 신입생 선발 계층을 넓혔다. 또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와 연계한 맞춤형 교육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ASU는 최근 5년간 미국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에 올랐다.

크로 총장은 2023년 현재도 이 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애리조나 지역 언론 애리조나빅미디어는 지난해 11월 “크로 총장은 상아탑을 허물고 대학을 재설계했다”며 “그는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것들을 발굴하고 가져와 부수는 일을 20년 넘게 해왔다”고 평가했다.

일본도 문부과학성 주도로 2013년부터 ‘지역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대학을 만든다’는 목표로 거점 정비 사업, 일명 ‘COC(Center of Community)’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요코하마시는 2005년 ‘대학-도시 파트너십 협의회’를 설립했고 시(市), 요코하마 지역 대학, 지역 공동체가 삼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남동부 코트다쥐르주 니스 근처에 있는 ‘소피아앙티폴리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첨단 연구단지는 1970년대 지자체가 도시 건설을 주도한 뒤 국가사업으로 확대됐고 현재 IBM, 에어프랑스 등 2500곳이 넘는 기업과 파리광산대, 국립정보과학대(ESSI) 등 고등교육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은택 기자

 

지역대학 3곳 손잡고 첨단연구단지 키워 쇠락하던 도시 살렸다|동아일보 (donga.com)

 

지역대학 3곳 손잡고 첨단연구단지 키워 쇠락하던 도시 살렸다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는 1950년대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1인당 주민 소득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당시 미국인 1인당 평균 연 소득이 1639달러(약 214만 원·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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