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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창조관광 시대] "학교수업받듯 `양치기의 하루` 보내요" 본문

MICE산업(관광.레저)/MICE산업.관광.레저

[창조관광 시대] "학교수업받듯 `양치기의 하루` 보내요"

네잎클로버♡행운 2012. 8. 1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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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관광 시대]

"학교수업받듯 `양치기의 하루` 보내요"

 

창업경진대회 우수상 '양몰이 학교'여는 마태용 씨
경남 남해군에 3만3000㎡ 조성

 

올해 대학을 졸업한 손미희 씨(24)는 창업의 꿈에 부풀어 있다. 국내에서 양치는 개를 조련할 수 있는 유일한 양치기인 외숙부 마태용 씨(44·사진)와 함께 경남
남해군 설천면 문의리에 3만3000㎡의 양떼 목장을 조성, ‘양몰이 학교’라는 체험관광 사업을 할 예정이다. 손씨는 이 사업 아이디어로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제2회 창조관광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상금 1300만원과 창업지원금 2000만원은 창업 준비에 큰 힘이 됐다.

“삼촌(외숙부)은 장애인이지만 양몰이 개를 훈련하고 양털깎이 훈련을 시킬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문가예요. 그래서 현재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일하고 있는 삼촌의 기술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창조관광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죠.”

‘양몰이 학교’는 양을 테마로 한 체험농장이다. ‘학교’라는 컨셉트로 입학과 졸업을 통해 직접 양치기의 하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게 핵심이다. 아이들은 양몰이학교에서 양치기의 신호에 따라 양몰이견 보더콜리가 양떼를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다니는 모습을 견학하고 간단한 양몰이 구호를 배워 직접 양몰이를 해본다.

양털깎기, 양 먹이주기, 편백나무 산림욕, 그림엽서·양털카드 만들기와 양털염색 등도 체험한다. 이런 체험을 학교수업처럼 1~5교시로 편성, 모든 수업을 다 듣고 스탬프를 받으면 양털모자를 쓰고 졸업사진을 찍게 된다.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양몰이학교는 경남은 물론 서울·수도권과 충청, 영남, 호남에서까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양치기인 마씨의 스토리에 주목했다. 마씨는 국내 최고의 양치기로 알려졌지만 푸른 목장을 자유롭게 누빌 만큼 몸이 편하지 않다. 그는 선천성 기형에다 인공항문을 달고 다녀야 하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마씨는 사춘기 때 방황하면서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26세가 돼서야 우체국 일반직 9급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크론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양몰이와 양털깎이에 관한 한 국내 유일의 전문가가 된 그는 그동안 서울대공원 등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이젠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양몰이할 꿈을 키우고 있다.

손씨는 장애를 딛고 남부럽지 않은 전문가로 당당히 선 ‘삼촌’을 자랑스러워했다.

“삼촌이 꿈꾸는 것은 사람이 동물을 일방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도 편리하고 양들한테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예요. 세계적 수준의 동물복지형 농장을 만드는 게 삼촌의 꿈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서화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