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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 제주도]교육도시로 거듭나는 제주…강남·중국 巨富 ‘맹모제주지교’ 본문
[천지개벽 제주도]
교육도시로 거듭나는 제주…강남·중국 巨富 ‘맹모제주지교’
제주국제학교는 외국 현지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100%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사진은 제주
브랭섬홀아시아. <브랭섬홀아시아 제공>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이제는 옛말이 됐다.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 3곳이 차례로 개교한 이후 제주도는 ‘강남 엄마’들이 짐 보따리를 싸서 내려오는 곳이 됐다.
제주영어교육도시로 불리는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에는 브랭섬홀아시아(학생 수 330여명)를 비롯해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670여명), 한국국제학교(KIS, 380여명) 등 3개의 국제학교가 자리 잡았다. 2005년 정부와 제주시가 조기유학과 연수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하겠다는 취지로 1조78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영어교육특구를 조성한 결과물이다.
이들 국제학교는 유치원부터 우리의 고3에 해당하는 11~12학년까지 초·중·고교 과정을 모두 갖췄다. 외국인 학교와 달리 해외 거주 경험이 없어도 입학이 가능하고 외국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때문에 유학을 가지 않고 국제 경험을 하고 싶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설립 당시부터 호화 시설과 3000만원이 넘는 높은 등록금 탓에 ‘귀족학교’란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제주도를 대외에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조기유학 흡수 목적 영어교육특구 조성
강남 학부모 제주 소비 핵심 계층 떠올라
1400명에 달하는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제주에 자리 잡으면서 지역경제와 부동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NLCS 제주 교문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 캐논스 빌리지(분양가 1억8000만원·87㎡)에서 전세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영어교육도시 안의 유일한 주거단지인 이곳에 둥지를 틀려는 학부모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1억원이 넘는 전세가에도 매물을 기다리는 학부모가 많아 빈집이 나오는 족족 팔린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귀띔이다.
한림읍 라온프라이빗타운은 119㎡(36평형) 분양가가 4억2000만원에 달하지만 국제학교 학부모가 100여가구가량 분양받았다. 영어교육도시 내 단독주택용지도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3개 국제학교 재학생 1380여명 중 절반 이상이 기숙사에서 거주하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만큼 이들이 생활할 주택 수요가 꽤 있는 셈이다. 자녀가 국제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서울 사는 학부모들이 주말이면 제주도에 내려온다.
이들 학부모들은 제주 소비의 핵심층으로 떠올랐다. 국제학교 하교 때면 학교 앞은 자녀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벤츠, BMW, 아우디, 포르셰 같은 고급 수입차가 즐비하다. 이들은 오전에 자녀를 학교에 보낸 뒤 쇼핑도 하고 맛집도 찾아 나선다.
학생과 학부모의 뒤를 이어 학원도 따라왔다. 국제학교 학생들을 겨냥해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대비 과정 등을 앞세운 어학원이 속속 들어서면서 그 숫자가 2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심지어 출장과외도 성행한다. 올 초 서울 강남 유명학원 강사들이 제주도까지 날아가 이들에게 SAT를 대비한 고액과외를 해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국제학교를 찾는다. 현재 국제학교의 외국인 학생 수는 총 50여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쪽에선 “아직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했고 정원도 다 차지 않아 성공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하지만 어쨌든 국제학교가 제주의 오늘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놓고 있는 주요한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김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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