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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2배 뛰고, 매물 자취 감춰"…투기광풍에 매도·매수자 숨바꼭질 본문
[제주2공항 현장은]
"호가 2배 뛰고, 매물 자취 감춰"…투기광풍에 매도·매수자 숨바꼭질
입력 : 2015.11.13 09:02 | 수정 : 2015.11.13 13:39
“어제는 (3.3㎡당) 50만원이라고 그랬는데 지금은 또 몰라요. 땅 주인한테 다시 전화 해봐야 알아요.” (제주 서귀포시 고성리 D공인 관계자)
제주 2공항 예정지가 10일 발표된 이후 공항 부지 주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부동산 투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공항 부지 발표 이후 주변 지역 일부 부동산은 호가가 2배로 급등했다. 매물이 호가만 오른 채 사라지고 매물을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숨바꼭질만 계속되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일대 공인중개소 얘기를 종합해보면 고성리, 수산리, 성산리 등 성산읍 일대 부동산 시장 토지 매물이 신공항 건설 발표 이후 게눈 감추듯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 매물을 내놓았던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싹 거둬들였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1132번 도로 옆으로 공인중개소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 제주=이승주 기자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애초 신공항 후보지로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가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공항 후보지 발표로 하루 아침에 부동산 매물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매물은 사라졌지만 사겠다는 사람들은 줄을 섰다. 고성리 동남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취재하는 동안에도 5분에 1명꼴로 매물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남동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고성리나 성산리 등 제주 2공항 후보지에서 차로 30분 이내 지역의 부동산을 사고 싶어 한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늦은 저녁 시간에도 매수자가 원해 땅이나 건물을 보러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세는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다.
동남동 W공인 관계자는 “시세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후보지 발표 후 주변 지역 땅값은 급매로 나온 물건들도 이미 3.3㎡당 최소 10만~20만원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성산 일출봉 근처는 토지 가격이 3.3㎡당 150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며 “전에 3.3㎡당 25만원에 나온 땅도 주인이 어제는 40만원으로 올렸다가 오늘은 50만원까지 올렸다”고 전했다.
인근 Y공인 관계자도 “땅값이 하루에도 수차례 바뀌는 상황”이라며 “당장 현금을 들고 와서 계약서에 직접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값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찾는 사람만 있고 매물이 없다 보니 정작 실거래는 없다. 고성리 D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갖고 있으면 가격이 계속 오를 텐데 급전이 필요한 사람 아니고서야 누가 지금 땅을 팔겠느냐”고 말했다.
집값과 건물값도 며칠 새 크게 뛰었다. 고성리 J공인 관계자는 “후보지 근처에 있는 3억원짜리 단독주택은 이틀 새 주인이 1억원을 올려 지금은 4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도 “13억원에 매물로 나왔던 고성리의 한 건물의 경우 2공항 후보지 발표가 난 뒤 주인이 2억원 더 올려 받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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