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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캄캄한데… 72세, 아니 81세까지 일하면 안 될까요" 본문
입력 : 2017.11.10 03:00
부족한 노후 자금… 다시 고용시장 향하는 노인들
한국인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 8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멕시코(2255시간) 다음으로 길다. 한국인들은 잠도 적게 잔다. 2016년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조사 대상국 평균보다 40분 정도 짧다. 야근과 잦은 회식 등으로 수면시간도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인들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모두 실질 은퇴연령이 가장 높은 나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노동시장에 가장 오래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프랑스 남성 대비 13.5년, 여성은 슬로바키아 여성 대비 12.4년 일하는 기간이 더 길다. 젊어서 가장 많이 일하는 한국인이 퇴직 후 나이가 들어서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노후 소득 부족으로 일하는 고령층 평균 "72세까지 일하고 싶다"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에 해당하는 고령층 취업자 수는 현재 70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4000명 증가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일하는 고령층이 무려 271만명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고령층이 종사하는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라 말하기 어렵다. 65세 이상 비정규직 종사자 수는 지난 2010년 88만7000명에서 지난해 146만9000명으로 급증했는데, 비정규직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2.8%에 달한다. 실제 고령층이 종사하는 직업별 분포는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9%)와 농림어업(14.7%)을 제외하면 단순노무(25.4%), 서비스·판매 종사자(21.6%)의 비중이 높다.
이런 일하는 고령층이 자신의 주업(主業)에서 퇴직한 연령은 몇 살쯤일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의 평균연령은 49.1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51.4세, 여성이 47.2세로 남성이 조금 더 오래 근무했다. 앞으로 더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의 '계속 근로' 희망연령은 평균 72세였다. 응답자 연령이 올라갈수록 근로 희망 연령도 늘어나 75~79세 응답자들은 81세까지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이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일하는 이유는 바로 노후 소득이 없거나 부족해서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45.3%에 불과하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52만원 수준이다. 수령자 간 편차가 커 연금 수령액이 월 10만~25만원 미만인 수령자 비중이 46.8%로 가장 높고, 월 150만원 이상 수령자 비중은 8.7% 수준이었다.
◇보험연구원 "은퇴 전 중산층 절반이 빈곤층으로 이동"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전체빈곤율과 노인빈곤율 간 격차 또한 가장 크다. 노인빈곤율과 전체빈곤율 간 차이는 OECD 평균이 1.1%포인트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 차이가 무려 34.4%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퇴직 후 노후에 소득계층 간 이동이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는 '소득절벽' 즉, 원래 직장에서의 근로소득이 사라지면서 이전까지 중·상층 계층이었던 이들 중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편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전 중산층이던 가구의 52.9%가 빈곤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은퇴 전후 중산층의 소득계층 하방(下方) 이동이 실제로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주된 직장에서의 근로소득 단절 이후 마땅한 노후 소득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는 2020년부터 매년 약 73만명의 베이비부머들이 순차적으로 65세에 도달하게 된다. 65세면 대부분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할 연령임을 감안할 때 상당수 중산층 가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고령화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 쓸 돈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 노후를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한정된 수입으로 먼 미래의 노후까지 준비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고단할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둘러 생활을 간소화하고, 무엇보다 지출 통제에 신경 써야 한다. 결국 내가 벌어서 모은 만큼만 노후에 쓸 수 있다. 부동산 규모를 줄이거나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탈 수 있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은퇴자라면 결혼 자금을 얼마나 보태줄 것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결국 이제까지 모아둔 자산을 가지고 부부가 긴 노후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9/2017110902078.html#csidxb62eb1b63a93cdfabfb1cd5fceaca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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