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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시세보다 6억이나 싸게 사는 `경매 고수`…비결은 `절박함`이죠" 본문

부동산의 흐름/경매를 통해서도

"시세보다 6억이나 싸게 사는 `경매 고수`…비결은 `절박함`이죠"

네잎클로버♡행운 2012. 4. 19.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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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보다 6억이나 싸게 사는 `경매 고수`…비결은 `절박함`이죠"

입력: 2012-04-15 14:48 / 수정: 2012-04-15 14:50

 

고수에게 듣는다 - 정충진 KJ국제법률사무소 변호사

경매서적 수십권 읽으며 3개월 안에 이론 '마스터'
학원 다니며 고수 강의 수강, 동호회 등 인맥쌓기도 중요
빨리 돈 벌고 싶어 서두르면 보증금 날리는 실수할 수도

 

경매전문인 정충진 KJ국제법률사무소 변호사(41)와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그의 297㎡(90평형) 넓이 집에서 진행됐다. 이 집은 2007년 그가 경매로 산 주상복합아파트다. 당시 감정가격은 12억원, 호가는 15억원 정도였지만 9억원 정도에 낙찰받았다. 비결은 위장임차인 색출이었다. 법원 물건명세서엔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사실이라면 낙찰자가 전세 보증금을 모두 물어줘야 한다. 그는 이 임차인이 진짜 임차인이 아니라 소유자의 부인이라는 점을 밝혀내 호가보다 6억원 저렴하게 낙찰받았다.


◆실전 경매 능한 변호사

정 변호사가 다른 경매 전문 변호사들과 다른 점은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경매 전문 변호사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이들마저 대부분 경매 관련 소송을 전문적으로 대리할 뿐 실전 투자는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정 변호사는 경매 관련 소송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실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선순위 세입자 정보가 정확하게 고지되지 않는 제도상 허점 때문에 멀쩡한 집이 헐값에 낙찰된다는 것을 법률 상담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며 “이 일이 계기가 돼 경매 관련 소송과 경매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실전 경험에 변호사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 있는 권리분석 능력이 합쳐진 덕에 그가 고안한 ‘수익모델’은 최첨단을 달린다. 경매 교육이 대중화되면서 지분, 유치권, 법정지상권 등 웬만한 특수물건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요즘 경매계의 현실이다. 정 변호사는 선순위가처분·가등기, 위장임차인, 건물만의 경매, 시공사유치권 등에서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수익모델을 만들어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렇다보니 시중의 내로라하는 경매 컨설턴트들도 그의 수익모델을 배우거나 조력을 받고 있다.

○“경매고수 드물어”

정 변호사는 “경매로 돈 버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잘라 말했다. 수백만원 종자돈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경매 서적이 넘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의외의 주장이다.

그는 연간 수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경매 고수는 전체 경매투자자의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추정했다. 특히 경매 서적에 나오는 무용담처럼 1년에 몇억원씩 손쉽게 버는 초절정 고수는 1만명 중 서너 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정 변호사는 “연수익률 수백%의 무용담은 책을 팔거나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매 책을 내는 이들의 실제 수익모델은 경매 투자가 아니라 강의나 인쇄 수입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잘 알기에 그는 책과 카페 활동을 통해 진정한 경매에 대해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내인생을 바꾼 재테크 부동산 경매’, ‘부동산경매 실전강의’ 등 책 두 권을 내놨다. 권리분석과 수익모델을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는 서평이 많다. 다음 카페 ‘행복한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에선 권리분석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다.

○“경매 고수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경매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 변호사는 △절박함 △집중적인 공부 △인맥 △마음의 여유 등 네 가지를 비결로 꼽는다.

그가 꼽는 최대 비결은 절박함이다. 정 변호사는 “절박한 사람이 빨리 배우고, 빨리 성공하는 것을 많이 봤다”며 “이왕 경매에 발을 들여놨다면 배수의 진을 친 절박한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부는 집중적으로 하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경매 물건에 얽힌 권리관계를 해독하기 위해선 공부가 필수다.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식으로는 체계를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 변호사는 “경매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시중에 나온 경매서적 수십권을 읽어 3개월 만에 기본적인 이론 무장을 했다”며 “공부가 늘어지면 쉽게 지치는 만큼 단기간에 집약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매 학원에서 고수로부터 강의를 듣는 것도 공부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다. 다만 일부 강사들의 경우 수강생들의 돈을 끌어 모아 공동 투자를 시키면서 이익이 나면 자기 몫으로 돌리고 손해가 발생하면 나몰라라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맥도 성공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든든한 경매 인맥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보와 경험, 수익모델 등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권리분석 임장 등을 분담할 경우 효율적일 때도 많다.

정 변호사는 “인맥은 경매 학원 강의, 경매 관련 인터넷 카페 활동 등을 통해 구축할 수 있다”며 “서너 개의 카페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오프라인 모임에 자주 참여하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경매인의 최대 적으로는 ‘조급증’을 꼽았다. 빨리 돈을 벌겠다고 서두르다 보면 경매물건 곳곳에 숨겨져 있는 함정을 놓쳐 보증금을 날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초보나 고수는 사고를 치지 않는다”며 “상담을 하다보면 꼭 어중간한 경매 지식을 가진 사람이 위험이 뭔지도 모르고 덤비다가 낭패를 당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