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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의 골목, 도시]뜬 동네, 태초에 '1층 집' 있었다 본문

부동산의 흐름/부동산 정보

[남궁민의 골목, 도시]뜬 동네, 태초에 '1층 집' 있었다

네잎클로버♡행운 2018. 8. 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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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의 골목, 도시]뜬 동네, 태초에 '1층 집' 있었다

[골목, 도시]거주자 외면 받는 1층, 낮은 임대료로

창업자 끌어모아…낙후 주거지 변화 진원지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8.08.09 05:00|조회 : 5425

<편집자주> 사람을 부르는 골목의 매력은 뭘까요? 한국의 광장이 심심하고 서울에는 유독 스타벅스가 많은 이유까지 쉽게 지나치지만 일상을 함께하는 골목과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8일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파크'에 인접한 주택가의 모습. 주거용 빌라를 따라 카페, 식당, 공방이 들어서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뜨는 동네는 어디서 시작될까. 안락한 공원, 멋진 풍경, 편리한 교통까지 여러 요소가 있을게다. 전문가들은 허름한 주택 1층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주거 매력이 떨어져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1층이 동네 풍경을 바꿔 놓는 이유는 뭘까. 뜨는 동네를 만드는 1층 주택의 '반전'을 알아봤다.

연남동·망원동·해방촌… '떴다'는 동네 공통점은 과거 상대적으로 낙후된 저밀도 주거지였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에게 외면 받던 동네였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꿈 같은 얘기고, 아예 상권조차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매력적인 가게가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작은 공방, 식당, 카페를 이 동네로 불러 모은 건 낮은 임대료. 특히 임차인이 꺼리는 1층 주택이 젊은 예술가와 창업자들을 끌어 모은다.

어떤 원리일까.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 1층은 세입자가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대료가 낮다"며 "낙후된 지역 1층은 임대료가 더 낮아 젊은 창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층 주택이 젊은 창업자를 끌어 모으면서 동네 분위기를 바꿔 놓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1층의 재발견이다.




예술가·창업가 끌어 모으는 '1층'…프랜차이즈 진입도 어려워




지난 8일 촬영한 연남동 주택가의 모습. 1층에 카페, 서점, 식당이 들어서있다. 모두 외부에서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점포다. /사진=남궁민 기자


지난 8일 기자가 찾은 연남동, 망원동에서도 주택 1층을 개조한 식당과 카페, 공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도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33.3㎡(10평) 내외의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은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2013년부터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씨(33)는 "카페를 창업하던 때만해도 이 동네 주택 1층은 비어있는 경우도 많았다"며 "면적도 작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한 건물.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건물은 리모델링하거나 다시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1층에서 시작된 변화를 따라 건물 자체를 리모델링 하는 경우도 있다.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낡은 기존 건물을 허물고 세련된 새 건물을 세우는 것. 2014년부터 연남동에 거주해 온 디자이너 이상엽씨(27)는 "조용한 주택가였지만 1층을 따라 카페, 식당이 생기더니 아예 세련된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처음 이사올 때는 낙후된 동네였지만 새 건물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변했다"고 말했다.

주택가 상권이 매력을 유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작은 규모다. 작은 주거 건물이라는 한계 때문에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하기 힘들기 어렵다. 연남동 A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유명 프랜차이즈의 매장이 입점하려면 최소 66.6㎡(20평) 이상은 되어야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연남동이나 상수,망원 같은 곳은 건물 규모가 작아 프랜차이즈가 쉽게 들어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주택가 1층을 따라 발길을 모으는 상점이 들어서는 현상은 서울시내 다른 곳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끈 카페, 식당이 들어선 남산 둔덕의 후암동과 대학가인 회기동, 흑석동에도 저렴한 임대료를 따라 둥지를 튼 젊은 창업자가 유입되고 있다.



주택가 상권의 '안정감'…또 다른 매력



지난 8일 연남동의 주택가. 좁은 골목을 따라 공방이 들어섰다. /사진=남궁민 기자



주택가를 따라 형성된 상권의 또 다른 매력은 안정감이다. 여전히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고, 친숙한 분위기를 풍긴다. 시내 중심지의 상업지역에선 느낄 수 없는 이점이다. 대학생 박지연씨(23)는 "작은 동네에 오면 강남 같은 도심에선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다"며 "주택이 많다보니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더 편하게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 상권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낙후된 동네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배웅규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워낙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다보니 주택가가 고급화되는 것을 안 좋게만 보는 시선이 있다"면서 "하지만 좋은 가게가 생기고, 외부인이 유입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는 건 지역의 슬럼화를 막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작용을 줄여가되 지역환경이 개선되는 현상은 행정적으로 지원해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