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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기, 타임캡슐에 담다] ①‘천당 아래 분당’ 신화, 수도권의 지도는 매일 바뀐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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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기, 타임캡슐에 담다] ①‘천당 아래 분당’ 신화, 수도권의 지도는 매일 바뀐다

네잎클로버♡행운 2020. 11. 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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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기, 타임캡슐에 담다] ①‘천당 아래 분당’ 신화, 수도권의 지도는 매일 바뀐다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 입력 2020.05.12 06:10 | 수정 2020.05.12 09:21

 

[조선비즈 창간 10주년 기획]

2020년은 21세기의 원년인 2001년 출생한 사람이 성년이 되는 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 해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치러졌다. 혼란과 불안의 정서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나라 곳곳에서는 옛 건물이 허물어지는 동시에 새로운 도시가 계획되고, 새 철길과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 우리가 사는 모습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창간 10주년을 맞은 조선비즈가 2020년의 대한민국 모습을 기록해본다.

☞ 인터랙티브 페이지에서 기사 보기
https://biz.chosun.com/interactive/archiving/article1.html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 새로 조성한 도시를 뜻하는 신도시(新都市). 오늘날 신도시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잘 구획된 정방형 대로와 필요한 곳에 어김없이 들어가 있는 상업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한 데 모인 서울 인근 도시들이다. 분당과 일산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1기 신도시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2020년은 수도권 2기 신도시 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해다. 동시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곳들이 지구계획을 마련하고 토지 보상 절차를 밟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첫 해다. 2020년 현재 한국의 신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미래의 신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준비하는지를 살펴본다.

 

◇ 서울의 도시 문제 해결사, 수도권 신도시

신도시의 역사는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방 공업단지의 배후도시로 1962년 개발된 울산산업도시가 초기 신도시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오늘날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습의 신도시는 서울의 인구 증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1970년대부터 조성된 곳들이다. 서울 인구가 10년마다 배가 될 정도로 급증하면서 주택난과 사회기반시설 부족 문제, 서울 외곽의 난개발 문제가 불거졌고, 서울 강남과 목동·상계지구 등의 신시가지가 조성됐다. ‘0기 신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 주거 기능에 충실한 1기 신도시

본격적인 신도시 개발은 노태우 정부 시절에 시작됐다. 1989년 발표된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사업’으로 추진된 1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반경 25㎞ 이내에 조성됐다. ‘서울에 직장을 둔 외벌이 가족’을 겨냥해 인구를 분산할 목적으로 계획됐다.

고밀도 아파트 단지와 카페거리 같은 상업지, 대규모 학원가가 1기 신도시를 대표하는 특징. 사업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에 교통망 등 기반시설과 자족기능이 부족한 주택도시(bed town)를 양산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천당 아래 분당’이란 관용구는 1기 신도시를 대표하는 분당의 성공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서울의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강남과 가깝고 서울 생활권을 공유하면서도,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거주하기에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값도 그만큼 비싸다.

 

문제는 나머지 1기 신도시들이다. 부족한 자족기능과 교통망을 둘러싼 불만이 여전해 선거철이면 각종 교통 개발 공약이 난무한다. 일산이 대표적이다. 교통 문제를 타개할 대책으로 제시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10년 넘게 첫 삽을 뜨지 못하다 지난 2018년말 착공했다. 2기 신도시부터 ‘계획적 개발’을 중요하게 둔 것도 1기 신도시에서 얻은 교훈이다.

 일자리가 희비 좌우한 2기 신도시

2020년 평택 고덕지구를 끝으로 택지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2기 신도시도 희비가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접근성뿐만 아니라 지역 내 산업단지 유무에 따라 신도시 주민들의 자산 가치도 차이를 보인다. 교통망 확충 문제로 선거철마다 지역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은 1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다.

 

GTX가 서울을 관통해 2기 신도시들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계획된 것도 2기 신도시 거주민들의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A노선의 개통 예정시기는 2024년이고, B노선과 C노선은 각각 2029년과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예정된 시기에 개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굵직한 교통 계획은 예산 문제 등으로 약속된 날짜를 넘기기 일쑤다.

 

성남 판교신도시 아파트단지 전경 /곽재순 PD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성남 판교신도시는 기획 단계부터 첨단산업을 유치하는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 주효했다. 판교복합단지와 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했는데, 서울 강남과의 접근성이 워낙 좋다 보니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제약,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대기업급 53개사를 포함한 1309개 기업의 본사와 연구소가 자리를 잡아, 6만3050명이 근무하는 첨단업무지구로 부상했다.

◇ 3기 신도시의 미래는?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은 정부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수도권 주택 30만가구 공급 계획’의 일부다. 남양주 왕숙 6만6000가구, 하남 교산 3만2000가구, 고양 정릉 3만8000가구, 부천 대장 2만가구, 인천 계양 1만7000가구 등 모두 5개 지구가 3기 신도시로 태어난다. 5개 지구를 모두 합하면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인 32.7㎢. 공급 예정 주택은 모두 17만3000가구다. 1, 2기 신도시의 성공과 실패를 교훈 삼아 ‘친환경·일자리·교통친화’라는 3대 개발 콘셉트를 잡았다.

 

3기 인천 계양 신도시의 특화구역 설계안 /국토교통부·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들도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3기 신도시를 주거와 일자리가 양립하는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첨단기술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과 연계해 도시의 연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한편, 에너지 절감(남양주 왕숙)이나 공유형 복합용지(하남 교산) 등 신도시별로 특화구역도 개발할 계획이다.

2020년 4월 말 기준으로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고양 창릉은 지구 지정이 완료됐다. 이들은 지구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토지보상 작업을 시작하고 오는 2021년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