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준비+기회
부동산 침체라고? 너도나도 짓겠다고 안달 난 건물 본문
부동산 침체라고? 너도나도 짓겠다고 안달 난 건물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데이터센터 건설 열기는 뜨겁다. 코로나 기간 중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난 데다가 아시아에서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한국이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기업까지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사, 자산운용사뿐만 아니라 건설사들까지 데이터센터 건립과 운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5조원에서 연평균 6.7%씩 성장해 2027년 약 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때 각광을 받았던 물류센터도 요즘 들어서는 인기가 떨어졌는데,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죽었다고? 데이터센터는 예외… 자산운용·건설사들도 속속 진출
컬리어스는 3일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한국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 부문이 부동산 업계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통신 업체가 독점하던 데이터센터 시장에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 개발사, 건설사와 같은 신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데이터센터 건립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자산운용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안으로 하남시 풍산동 일대에 연면적 4만1917㎡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하는 회사가 된다. 코람코자산운용도 가산디지털단지 내 4만1213㎡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 퍼시픽자산운용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투자를 받아 2025년 죽전데이터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건설사들도 단순 시공사를 넘어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해 운영사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특화된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하고 경기 안양시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인천 부평에 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보성그룹은 2030년까지 전남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국내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해외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몰려오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임대·위탁운영 전문 기업 에퀴닉스는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과 투자 규모 6300억원의 합작회사를 차리고 한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2곳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에퀴닉스의 라이벌 업체로 꼽히는 디지털 리얼티도 지난해 서울 상암동에 국내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열었고, 경기 김포시에 올해 준공 예정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오러클은 전남 광양에 10만5000㎡ 규모의 클라우드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선제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며 나서는 이유는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동아시아에선 데이터센터를 짓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 중 미국과 유럽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홍콩을 제외하면 일본·싱가포르 정도가 후보지로 남는데, 일본은 지진 우려가 있고 싱가포르는 국토가 좁다 보니 인프라 확장이 어렵다. 반면, 한국은 이런 단점이 없는 데다 전기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IT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관리·보수에도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은 문제…주민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하지만 이런 데이터센터들이 수도권에 60% 이상 지나치게 몰리다 보니 수도권의 데이터센터용 전력 용량은 거의 포화 상태다.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선 풍부한 전력 용량과 냉각에 필요한 물이 있는 부지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수도권은 물을 쓰기에 유리하고 고객사와도 가깝다. IT 인력 출퇴근 문제까지 고려하다 보니 데이터센터 수도권 밀집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혐오 시설로 여겨지면서 건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 경기 안양에 건립 추진 중인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주민 집회가 열렸고 용인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놓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인 수도권 전력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이면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유도하고, 주민 우려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충분한 설명회를 통해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을 향한 초보자 필독 > 사회적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닷새는 도시, 이틀은 시골서”… 세컨드하우스 뜬다 (0) | 2023.02.20 |
---|---|
[World Now] 우리는 어디까지 챗 GPT를 써도 될까요? (0) | 2023.02.03 |
“그게 돈이 되는 기가?”… 80년대 회장님에게 2030은 왜 열광할까 (0) | 2022.12.22 |
2030 세입자 피해 속출...숨진 빌라왕은 어떻게 1139채를 가지고 있었을까? (2) | 2022.12.13 |
도심 속 전원생활의 여유…테라스하우스만 찾는 사람 많네 (0) | 2022.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