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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디자인·건축 이야기] 1931년 런던교통국 전기 기술자가 고안… 수직·수평·45도 대각선만으로 노선 구현 본문

성공을 향한 초보자 필독/전문가 칼럼

[디자인·건축 이야기] 1931년 런던교통국 전기 기술자가 고안… 수직·수평·45도 대각선만으로 노선 구현

네잎클로버♡행운 2023. 10.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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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건축 이야기] 1931년 런던교통국 전기 기술자가 고안… 수직·수평·45도 대각선만으로 노선 구현

입력 : 2023.10.10 03:30 

지하철 노선도

▲  지난달 서울시가 공개한 새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

서울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이 40년 만에 바뀐다고 해요.

순환선인 2호선은 동그라미로, 나머지 노선은 수직·수평 또는 45도 대각선으로 표현했어요.

환승역은 각 노선 색깔로 채운 동그라미로 표시했고요.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한강과 바다를 표시했고, 도심과 외곽 지역 경계도 나타냈답니다.

새로운 노선도로 실험한 결과, 역을 찾는 시간이 최고 55% 줄어들었고 특히 외국인들이 이용하기 쉬워졌다고 해요.

세계 최초 지하철은 1863년 영국 런던에서 개통했어요.

처음에는 여러 회사가 관리해 노선도라 부를 것이 없었지만, 20세기 들어 런던교통국이 지하철을 관리하면서 통합한 지도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당시 노선도는 지도라는 인식이 강해, 실측 지도 위에 노선을 표기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러다 1931년 다이어그램 형식을 적용한 노선도가 나옵니다.

런던교통국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하던 해리 벡(1902~1974)은 승객들이 관심 갖는 건 역의 실제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보다는 어떻게 원하는 역까지 빨리 갈 수 있고 어디서 열차를 갈아타는지가 중요했죠.

여기에 착안해 수직·수평·45도 대각선만으로 노선을 구현했고, 환승역은 다이아몬드로 표시했어요.

노선도에 나오는 실제 지형은 도식화된 템스강 하나였어요.

전문적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은 벡이 취미로 만든 노선도는 처음엔 홍보팀이 반려했지만, 1933년 정식 채택돼요.

벡의 노선도는 처음 인쇄한 70만부가 즉시 매진됐고, 적용한 원리는 전 세계 지하철 노선도의 원형이 됐어요.

1904년 개통한 뉴욕 지하철은 미로처럼 복잡하기로 유명해요.

1965년 뉴욕 대도시권 지하철을 관리하는 MTA가 출범하면서 통합 지도를 만들기로 합니다.

1972년 그래픽 디자이너 마시모 비 리(1931~2014)는 극단적으로 단순한 색상의 띠 모양으로 노선도를 디자인해요.

사실성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며 엉킨 노선을 말끔하게 정리해 낸 이 노선도는 디자인 걸작이라고 평가받았죠. 하지만 지리 정보를 너무 축약한 나머지 탑승객이 혼란을 겪자, MTA는 1979년 노선도에 랜드마크 등을 추가해 지금까지 쓰고 있답니다.

2020년에는 지도를 확대하면 현 위치와 랜드마크 등 자세한 지형 정보를 알 수 있는 모바일용 디지털 지도가 나왔어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지리적 정확성과 명료한 그래픽을 결합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2014년 건축가 유그 체로비치는 전 세계 도시 12곳의 지하철 노선도를 통합 디자인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어요.

이듬해 우리나라 '네이버'가 체로비치와 협동해 새로운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발표했어요.

2018년에는 색각 이상자를 위한 기능을 더한 노선도를 서울시와 선보였어요. 지하철 노선도가 점점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 편리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