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준비+기회
부동산 시장 `효자`…세종시가 떠오른다 본문
연말까지 중앙부처·기관 6곳씩 이전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시너지 효과
프리미엄 3000만~4000만원 청약 열기
올 분당신도시의 4배에 이르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계획도시 세종시가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반기에는 정부 부처 및 기관 이전도 본격화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청약열기가 한층 뜨거워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도 풍성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모두 1만666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일반분양주택이 1만4565가구, 임대아파트가 2104가구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정부 부처 이주로 실수요층이 두터워진 만큼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부 부처·기관 본격 이전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 중앙부처 6곳과 산하 소속기관 6곳이 세종시로 옮겨갈 예정이다. 올해 세종시로 이주하는 정부 부처 공무원과 가족은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에도 2014년까지 16개 중앙 행정기관과 20개 소속기관, 16개 국책 연구기관이 이주할 예정이다.
아파트도 속속 입주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에는 첫마을 1단계 아파트가 집들이를 시작했다. 정부 부처 이전도 본격화됨에 따라 연말쯤에는 상주 인구가 13만명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사 진척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이전하는 1단계 1구역의 공정은 95%. 올해 말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이 이전할 1단계 2구역은 공사가 41% 진행돼 오는 11월 완공된다.
세종시 주변을 오가는 도로 공사도 한창이다. 오는 6월 말에는 세종시와 KTX 오송역을 잇는 9㎞ 길이의 연결도로가 개통된다. 세종시와 대전을 잇는 국도 1호선 확장구간(8.8㎞), 천안~논산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정안나들목 연결도로(15.3㎞)도 각각 5월과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국토부가 세종시에서 불과 4㎞ 떨어진 대전시 유성구 신동·둔곡동 일대 370만㎡를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 지구로 지정·고시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이 올해 부동산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에는 2017년까지 5조1700억원이 투입돼 △중이온가속기 등이 조성될 기초과학단지(160만㎡) △첨단기업 등이 들어설 산업단지(70만㎡) △30만㎡ 규모 주거단지 등이 조성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부터 세종시 분양시장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까지 발표되면서 충청권 일대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으로 재평가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프리미엄 최고 7000만원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첫마을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2242가구가 입주했다. 올 상반기까지 첫마을 2단지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래미안 등 4278가구의 아파트가 더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시에선 현재 분양권 불법전매 특별 점검기간으로 단속이 심하다. 그나마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첫마을 ‘퍼스트 프라임’은 공급 면적에 따라 평균 3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일부 아파트는 최고 7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 올해도 청약열기가 계속 달아오를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세종시에서는 작년 10월 첫 민간 아파트 분양 시 140 대 1의 높은 경쟁률이 나왔다.
올해는 △1-1 △1-2 △1-3 △1-4 등 총 4개 생활권에서 현대건설, 현대엠코, 한신공영, 중흥건설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오는 15일에는 세종엠코타운이 분양에 들어간다. 중흥건설이 공급을 앞둔 ‘중흥 S-클래스 그린카운티’는 세종시 첫 민간임대 아파트로 5년 후 분양 전환되는 물량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세종시는 부처 이전 대상 공무원만 따져도 수요가 상당한데다, 분양을 앞둔 단지들이 교육환경 등의 면에서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이 많아 분양률이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용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다만 “세종시 아파트 청약을 검토 중인 예비 청약자는 중장기적인 거주 만족도와 자금 마련에 따른 부담을 감안해 청약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상가 임대수익률 10%대”
아파트 못지 않게 세종시 상가시장도 공급 부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지만, 편의시설이 적어 기존 입점 상가들이 희소성을 누리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로변의 전용 66㎡ 규모 점포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 선이다. 이면도로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0만원 선으로 인근 지방권의 상가시장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LH는 올해도 상가용지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어서 아파트 청약 열기에 못지 않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종시의 상가 임대수익률은 연간 10%를 넘는다”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근린상가 등이 속속 공급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임대료는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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