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행복한 지방 强小도시들] [5]
양양공항, 中관광객 러시… 인천行보다 100만원 저렴
입력 : 2013.11.23 03:00
입국 절차, 15분 만에 뚝딱… 작년부터 '알짜 노선' 입소문
지역 관광업계도 활기 되찾아
지난 20일 정오 무렵 강원도 양양(襄陽)군 양양국제공항에 승객 130여명을 태운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렸다.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양양으로 날아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비행기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입국 게이트로 향했다. 입국 심사를 받고 세관을 통과한 뒤 짐을 찾고 게이트 밖으로 빠져나오는 데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왕자이린(여·27)씨는 "이렇게 빨리 입국 절차를 끝내보기는 처음"이라며 "출입국심사대에 게양된 오성홍기와 중국어로 병행 표기된 안내판들이 관광객을 진심으로 환영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양양국제공항이 관광객 맞춤형 공항으로 변신하며 '한류 허브 공항'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다. 2002년 4월 문을 연 양양공항은 환동해권 교류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3567억원이 투입돼 건설됐지만, 항공 수요가 적어 심각한 운영난을 겪었다. 중국과 대만 등의 전세기 운항에 의존하던 양양공항은 '국제선 없는 국제공항'이란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마저도 2009년에는 1편의 전세기도 뜨지 않았다. 양양공항의 2011년 활주로 이용률은 0.2%에 불과했다.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던 양양공항은 작년부터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적극적 관광 마케팅에 힘입어 작년 198편의 전세기가 양양국제공항을 이용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개항 11년 만에 중국 준야오항공의 양양~상하이 정기 노선이 처음 취항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3일에는 창사·푸저우·닝보 등 중국 23개 도시와 노선 협약을 체결하며 동북아 관광거점 공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양 노선이 인천 노선에 비해 편당 100만원 저렴한 데다, 양양행 비행기 평균 탑승률이 86.5%에 달하자 '알짜 노선'으로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발해 양양국제공항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공항 입국 게이트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성형주 기자
양양공항을 찾는 손님이 늘자 자연스레 강원도의 관광 업계도 활기를 되찾았다. 국내 관광객은 주로 여름 피서철에 강원도를 찾지만, 한국의 사계(四季)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은 철마다 꾸준히 강원도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바다와 어우러진 양양 낙산사가 있고, 속초 대포항이나 강릉 경포대 등도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