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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ㆍ신도시 보상금 다시 토지로 몰린다 본문
보금자리ㆍ신도시 보상금 다시 토지로 몰린다
아파트는 많이 올랐고… 서울 가깝고 교통망 뛰어난 수도권 서남부권 부상
4~5년이상 내다보고 반드시 현장방문후 투자해야
보금자리주택지구 안에 토지를 갖고 있는 김 모씨는 보상이 마무리되면 그 돈으로 새로운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수도권 내 그린벨트 지역이 고려 대상이다. 그는 "장기적인 가격 상승률, 상속이나 증여까지 생각하면 아무래도 토지가 가장 좋은 투자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박 모씨도 얼마 전 인천 청라지구 단독주택지를 분양받았다. 660㎡ 규모를 3.3㎡당 570만원 선에 매입해 총 1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박씨는 주택을 지어 살면서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인천에 사는 김 모씨도 최근 강화도 길상면 임야 3960㎡를 3.3㎡당 35만원에 매입했다. 지난여름 가족과 휴가를 왔다가 봐둔 땅이다. 김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린 곳이라 거래가 까다롭지 않고 인근 레저단지 개발 계획 등이 많아 길게 보면 수익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로 아파트에 투자하려던 수요가 상가빌딩과 토지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동탄2기신도시 등의 개발과 최근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등에 따라 보상을 받았거나 향후 보상을 받게 될 지주들이 토지시장을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토지거래제한구역에 구애받지 않는 경매로 토지를 사들이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 5억~10억원 내외 토지투자 상담 늘어
= 일선 은행 PB센터에서는 5억~10억원으로 토지에 장기 투자하겠다는 상담고객이 늘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최근 토지에 투자하려는 상담 고객수가 올 초보다 10~20% 정도 늘었다"며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과 향후 보상 등에 따라 풀린 돈이 다시 토지에 투자되면서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 팀장은 "상반기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며 "같은 5억원을 아파트와 토지에 투자했을 때 앞으로는 토지쪽 상승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PB들의 상담 사례를 종합해 보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보상을 받을 예정인 고객이나 기타 수도권 지역에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10명 중 2~3명 정도가 토지에 재투자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파트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은 편. 그 외엔 상가빌딩, 금융자산 등에 투자하려는 경우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좋고 교통망 확충 계획이 확정된 수도권 서남부권.
경기도 시흥 광명과 인천 강화도 지역이 많고, 동남쪽으로는 하남시와 용인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광주와 여주, 이천 등이 있고 충북 진천과 음성 등에도 투자수요가 있다. 전원주택 신축 붐이 일었던 경기도 가평, 양평 등지는 전원주택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최근 들어서는 인기가 주춤한 편이다.
고준석 지점장은 "서울과 가까우면서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 향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그린벨트 땅들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일수 기업은행 PB부동산 팀장은 "시흥 광명 등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높은 자연녹지가 많고, 제3경인고속도로 등 도로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라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화도는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후 문의가 꾸준하다.
◆ 투자는 장기적으로, 조사는 꼼꼼히
= 토지 투자가 제대로 빛을 발하려면 장기투자를 각오해야 한다. 단기 호재에도 가격이 오르내리는 주택과 달리 4~5년 이상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토지는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지 않는 게 안전하다. 개발계획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박합수 팀장은 "제2경부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등 새로 도로가 뚫리는 지역에서는 IC가 들어서는 위치에서 차량으로 10~15분 거리를 벗어나지 않는 곳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토지 투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 `무조건 개발된다`는 말이다. 투자하려는 지역의 개발계획을 여러 사람에게 묻고, 그 땅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땅인지 확인해야 한다.
토지에 투자할 때는 고려하고 주의할 점들이 많다. 개발잠재력과 투자가치가 있으면서 가격상승이 상대적으로 덜한 도시지역 내 자연녹지, 관리지역 내 계획관리지역을 택하는 게 좋다.
제한사항이 없는 물건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청소년보호지구, 문화재지구, 경관지구, 미관지구, 상수원보호구역 등 각종 제한사항이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다만 그린벨트 중 서울 접근성이 좋고 교통이 편리해 향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예외다.
반드시 현장을 찾아 모든 사항을 직접 챙겨야 한다. 주변시세와 비교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닌지 따져보고 각종 권리관계도 명확히 살펴봐야 한다. 매입 전에는 경계측량을 실시해 이웃 토지 소유주들과의 분쟁소지를 막아야 한다.
가급적이면 마을에서 반경 1.5㎞ 이내 땅을 사야 수용될 가능성이 낮다.
현장에서는 경사도 15도 이상 땅은 피하고 풍수해 방지를 위해 하천이나 계곡, 저수지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땅을 택해야 한다. 수령이 30년 이상된 나무가 집단으로 자라는 곳은 형질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피하고, 토질이나 암반 등도 따져봐야 한다. 분묘가 있는지 여부도 향후 분쟁을 막기 위해 체크해야 한다.
시기적으로는 겨울철이 땅을 보기에 좋다. 나뭇잎이 다 떨어져 땅을 살펴보기 좋기 때문이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도시 사람들이 땅 보러 다닌다`는 소문이 돌면 땅값이 뛰는 경우도 있다"며 "땅을 보러 다닐 때는 `몸빼`를 입고 가라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호승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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