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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실거주 한 채 보유는 진리?” 다만 조건이 있다
[아무튼, 주말]
[김경민의 부트캠프]
부동산 투자는 레드오션? 주택·상가·아파트의 미래
김경민 서울대 교수·도시계획전공 / 입력 2023.11.04. 03:00
이번 주에는 서울에 산다는 독자가 고민을 털어놨다.
어렵게 돈을 모아 도심권에 소형 주택을 사서 월세를 놨고, 자신은 낡고 좁은 아파트에 거주 중인데 수익은 영 신통치 않다고 했다.
물가 상승으로 월세를 좀 올릴 수는 있었지만, 다주택자로 분류돼 과세 부담이 컸다.
“앞으로는 서울에서도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아니냐”고 그는 물었다.
한마디로 답하면 서울의 주택, 빌라와 같은 주거용 부동산은 이른바 블루 오션이 아니다.
이미 레드 오션이 됐다.
최근에 인플레이션으로 월세가 급등했지만, 장기간을 살펴보면 사실 주택과 빌라의 월세는 대체로 상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래프로는 상당히 평평한 모습이다.
주택이나 빌라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감가상각이 빠르게 일어난다는 점 때문이다.
가령 벽지, 누수, 오래된 수도 등 손봐야 하는 문제가 계속 나타나고, 세입자를 새로 받을 때마다 이런 비용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수익형 주택을 당장 처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거주 공간으로 임대를 주기보다 차라리 사무실이나 카페 등으로 임대를 주는 편이 좀 더 나을 수 있다.
사무실이나 카페의 경우 보통 세입자가 콘셉트에 맞게 인테리어 등을 직접 하기 때문에 감가상각으로 인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주거용 임대 월세보다 업무용 공간의 임대료가 좀 더 높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참고하자.
서울에 있는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토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 발생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오피스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종합하면 지금 상황에서 대형 임대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주택 임대로 수익을 내기란 과거와는 달리 분명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럼 빌라나 주택이 아닌 아파트 투자는 어떨까.
서울만 놓고 보면 구축 아파트를 수익을 위해 구입하는 건 역시 신중해야 한다.
빌라, 주택처럼 누수, 배관, 벽지 등 여러 보수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용 아파트를 월세로 돌리는 건 세금을 비롯해 여러 부담이 있기 때문에 전세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 트렌드를 보면 작년과 재작년 같은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빼면 서울의 전세 가격이 급락한 적은 거의 없다. 즉 서울의 아파트는 인플레이션만큼 전세도 오르는 경향을 보였고, 사람들의 기대도 그렇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빌라나 주택 투자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이번에 “똘똘한 실거주 한 채를 마련하는 건 어떤 상황에서든 진리인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영끌’로 무리하게 구입하는 게 아니라면, 무주택자가 자신의 경제 여건에 맞춰 실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의 경우 자가 주택이 있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한국도 자가가 있어야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본인이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갖는 건 굉장히 좋은 선택지다.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이 저점일 때를 기다렸다가 자가를 마련하고 싶어 하는데, 개인이 부동산 시장의 가격을 빠르게 파악하는 건 어렵다.
이른바 ‘무릎’ 정도 가격대에 매입해서 7년 이상 보유한다고 생각하고 자가 마련을 판단하는 게 좋다.
그럼 개인이 상가에 투자하는 건 어떨까.
상가 투자의 미래를 판단하려면 부동산 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21세기 경제는 ‘플랫폼 경제’로 대표된다.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다.
2000년 이후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은 격변을 맞았다.
첫 번째 변화는 오프라인 리테일 상업 공간의 붕괴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모바일로 물건을 구입하면서 오프라인 리테일 상업 공간에서 판매 행위가 줄어들었다.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인 메이시스, 시어스, 심지어 럭셔리 백화점인 니만 마커스마저도 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니만 마커스의 파산 신청은 부동산 업계를 당혹하게 했다.
아마존을 위시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중저가형 백화점들(메이시스, 시어스 등)에 가할 타격은 예상했으나, 럭셔리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여겼다.
서울의 대표 명품 백화점인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이 파산한 것과 비슷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상업용 부동산 중 가장 뒤처진 영역이던 물류 부동산이 온라인 쇼핑의 증가로 새롭게 부각되면서 산업 자체가 고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서 알 수 있듯이, 배달에 브랜딩을 씌우고 안정적이고 빠른 배달을 강조한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물건 발송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배송 구간)를 얼마나 최적화하느냐가 핵심 관심사가 되면서, 물류 배송은 지속적으로 고도화되었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해 우리가 사는 도심 곳곳에 작은 단위의 물류 창고(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가 들어왔고, 소비자들은 물류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영역에서 나타나는 트렌드는 리테일 상업 공간의 상당한 위축, 그리고 물류 부동산의 지속적 성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특히 분양형 상가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
자신이 상가를 매입해서 임대한다고 하면, 패션과 같은 판매점 혹은 요식 업체가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쇼핑몰과 백화점 등이 타격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리테일 판매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개인 차원의 판매 공간이 좋은 매출을 창출하고 임차료를 지불할 수 있을까?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3가부터 종각역까지 1층에서 공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똘똘한 실거주 한 채 보유는 진리?” 다만 조건이 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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