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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북핵` 등돌리는 외국관광객
1000만은커녕 900만도 힘들어…관광플랜 다시짜야
"2003년 사스(SARS) 파동 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인바운드 여행사(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를 운영했던 동료 두 명이 모두 전업을 했다니까요."
서울 종로에서 소규모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했던 A사장(54). 기자를 보자 대뜸 하소연부터 늘어놓는다. 연일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일본인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그 역시 전업을 준비하고 있다.
A사장은 "봄방학을 앞두고 매년 무더기로 들어오던 `학단(학생단체)`까지 예약이 전멸했다"며 "앞으로가 더 문제다. 상반기 성적표나 다름없는 3~4월 인바운드 예약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30%씩 줄어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면서 탄력을 받았던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뜩이나 나빠진 체감경기에 북핵과 관련한 불안감, 한ㆍ일 외교관계 악화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감소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1000만명은커녕 900만명 돌파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원화 강세 영향이 표면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입국 숫자는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ㆍ관광 업계의 체감경기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관광 유관 업체 304곳을 조사해 분기별로 내놓는 관광경기실사지수(T-BSI)를 보면 올해 관광BSI는 81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관광BSI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관광 관련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올 1분기 전망은 75에 그쳐 2009년 53을 찍은 이후 최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같은 기간(2012년 1분기 95)과 비교해도 무려 20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여행업 분야 올 한 해 관광BSI 전망치는 76으로, 전체 전망치 81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140곳의 여행사 중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고작 18곳이었고, 70곳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전체 중 37%가 넘는 52곳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고 덕에 작년 중반까지 일본인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특급호텔들도 불안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전국 특급호텔 36곳 중 올 관광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곳은 단 두 곳뿐이다.
나머지는 보통(19곳)이나 나쁨(15곳)으로 답변해 전체 업황 관광BSI는 64에 그쳤다.
윤주 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외래 관광객 1000만 시대가 열리면서 축제 분위기지만, 업계 현실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이 관광 부국으로 가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환율 악재까지 겹친 이번 위기를 잘 넘겨야 관광 부국의 기준이 되는 2000만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취재팀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배한철 기자 / 신익수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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