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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6개 지역축제도 중복 투자로 `몸살` 본문
1526개 지역축제도 중복 투자로 `몸살`
트레킹·겨울낚시 등 비슷한 축제 수두룩
관광 컨트롤타워 절실
◆ Welcome To Korea 2부 관광산업 먹구름 / ③ 관광 예산도 투자도 쥐꼬리 ◆
쥐꼬리만한 정부의 관광 예산도 선결 과제지만, 부처별 이해관계에 따른 `그때그때 달라요`식 집행 방식도 문제다. 관광 전문가들은 관광산업 전체를 진두지휘할 만한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중복 투자다.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을 보자. 유네스코 등재 직후 강원도 정선군과 경남 밀양시 등 해당 아리랑 고장들은 기존 아리랑 축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경쟁적으로 축제 확대 방침을 세웠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선은 아리랑민속박물관, 밀양은 290억원을 들여 아리랑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 문경시는 국립 아리랑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국립무형유산원을 추진하고 있어 벌써부터 중복ㆍ과잉투자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레킹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강원도 한 지역에는 같은 길에, 다른 이름만 9개가 붙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동해안 탐방로 해파랑길`, 국토해양부의 `관동팔경 녹색 경관길`, 강원도 내 지자체가 조성한 `동해안 낭만가도` 등 투자가 중복되면서 생겨난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한때 주목받았던 겨울낚시 축제도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 화천과 인제, 평창 등지에서 겨울낚시 축제로 성공하자 경기 가평 파주 청평, 전북 무주 등에서 잇달아 비슷한 축제를 선보이고 있다. 장소만 다를 뿐 같은 소재, 같은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
설익은 콘텐츠는 되레 지역 명성에 오점을 남기기도 한다. 지난해 신안섬갯벌축제 때 일이다. 개매기체험(밀물에 따라 들어온 고기를 그물에 걸리게 해 잡는 체험)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은 신안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후 3~5시에 한다던 개매기체험은 오후 5시 30분 시작했고, 고기는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체험 전 갯벌에서 놀던 사람들이 물고기를 다 가져갔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닮은 꼴 지역 축제는 차별화는 물론 사후 평가, 심지어 축제 현황 파악까지 어렵게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축제 현황을 정확히 알지 못할 정도다.
한 관계자는 "약 2500개 된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주민끼리 모여 하는 축제도 많아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2010년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축제ㆍ행사 집행실태`를 보면 2009년 말 전국에는 1526개 축제가 개최되고 있고 이를 위해 3389억원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축제의 63%(966개)가 1억원이 안 되는 돈으로 치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축제 주최 측이 밝히는 성과를 마냥 신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수범 경희대 조리ㆍ서비스경영학과 교수(호텔외식경영학회장)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ㆍ정치적 기반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연 환경, 지역 특산물 등의 요인을 무시한 채 만드는 지역축제가 문제"라며 "축제도 옥석을 가려 지원하면 정신적ㆍ여가적 복지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배한철 기자 / 신익수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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