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⑤ ‘주택성능등급’을 따지는 수요자들

[기획특집]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⑤

 

‘주택성능등급’을 따지는 수요자들 브랜드나 투자가치보다는 주거품질에 대한 관심 높아져 주택품질에 대한 객관적 평가지표 확대해야 #1 “층간소음도 문제지만 열효율 또한 심각하군요. 요즘 에너지 절감 대책 마련한다고 난리인데 이정도 성능이면 여름에는 전기료, 겨울에는 난방비 걱정을 해야 하는 열악한 아파트군요. 단열성능 올리지 못하면 두고두고 후회할겁니다” (w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 카페 글 중 일부) #2 “입주자모집공고에 바닥충격음 성능등급이 4등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층간소음차단 성능이 타 단지에 비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요?” (w아파트 시행사 홈페이지 민원글) 최근 청약접수를 진행한 수도권 한 아파트의 예비 입주자 모임 카페에서는 층간소음이나 마감재 등 주로 주택 품질에 대한 개선 요구를 핵심 현안으로 해서 분양 계약자들이 여러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또 시행사나 시공사 홈페이지에는 층간소음에 관련된 등급 상향 조정 등의 민원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이러한 항의나 민원의 근거는 입주자 모집 공고 상의 ‘주택성능등급의 표시’이다.

이 아파트의 소음관련 경량 및 중량 충격음의 성능평가등급은 최하위인 4등급, 환경관련 에너지성능(열환경)의 평가등급 역시 4등급으로 되어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더불어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의 실수요로 주택수요 패턴이 바뀌면서 주택의 품질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나 개발 호재 등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집값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막연한 미래의 투자가치나 단순히 브랜드를 따지기 보다는 주택의 품질과 거주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선분양 제도인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아파트를 살 경우 실제 상품을 직접 확인할 수가 없는데 이 경우 모집공고 상의 주택성능등급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이 아파트는 별이 몇 개?” 주택성능등급 따져보기 소비자가 아파트 품질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정부가 2006년 도입한 ‘주택성능등급표시제’는 일종의 아파트 품질 성적표다.

1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를 지을 경우 공인인정기관으로부터 성능등급을 인정받아 입주자 모집 공고 시에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객관적인 등급 기준에 의한 성능항목을 비교해 자신이 구입하게 될 주택의 품질등급을 따져볼 수 있는 것이다.

 

성능등급의 구성항목은 소음, 구조, 조경 등 환경, 놀이터 등 생활환경, 화재 소방성능 등 5개 분야 27개 세부평가항목으로 되어 있으며 1~4등급으로 표시해 공고한다.

1등급(★★★★)은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한 경우이며 4등급(★)은 최소한의 법적 요건만 갖춘 것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층간소음 갈등이 사회문제로 비화되면서 소음 항목에 대한 관심이 높다.

주택성능등급의 소음 관련 세부 평가항목은 경량충격음, 중량충격음, 화장실 소음, 경계소음, 외부소음으로 구성된다.

경량충격음은 주로 물건을 떨어뜨리는 소리 같이 가볍고 지속시간이 짧은 소음이고 중량 충격음은 아이들이 쿵쿵 뛰거나 무거운 충격에 의해 발생되는 소음이다.

현재 경량 충격음 최소 기준은 58dB이하, 중량충격음은 50dB이하를 만족해야 하는데 최저 4등급과 1등급은 차음력이 10dB 이상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최근 공급된 아파트의 층간소음 등급은 어떨까. 수도권 분양시장 최대 관심 지역인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주요 아파트의 층간소음 등급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저 등급인 4등급 인증을 받아 층간소음에 취약한 편이다.

에코앤캐슬(A3-8블록)과 힐스테이트(A2-12블록)는 경량충격음과 중량충격음 모두 4등급에 그쳤고 래미안(A2-5블록)의 경우 중량충격음은 4등급, 경량충격음은 3등급을 받았다.

반면 지난 2011년에 분양해 올해 하반기에 입주하는 위례보금자리 A1-8, 11블록은 경량충격음이 1등급, 중량충격음 2등급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등급을 인정 받았다.

분양 소구점의 변화, 주택품질의 객관적 지표 확대 필요 주택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택 품질에 대한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시장에서는 주택의 성능과 품질이 중요한 마케팅 소구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 등 주택공급업체는 결로방지나 내진, 수납비율 등 주택성능등급제도의 평가항목에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주택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에 대해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서 차별화 전략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평가항목을 확대하고 이를 소비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현재 주택성능등급표시제는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분양이 끝나면 자료가 삭제되는 경우가 있는데 분양이나 준공 이후에도 성능 등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추진 중에 있기도 하다.

또 설계단계에서뿐만 아니라 완공 이후의 실제 주택성능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일본은 설계단계 평가와 시공 단계의 건설평가로 구분해서 주택 성능등급 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설계단계 평가가 앞으로 지어질 주택의 성능이 어떠한 등급으로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면 시공 단계의 건설평가는 주택의 성능이 설계대로 시공 되었는지에 대한 검사 단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