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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월급 많지, 집값 싸지… 문화·레저? 서울 갈 일 없어요 본문

일간지 신문자료 /행복한 지방 도시들-조선일보

월급 많지, 집값 싸지… 문화·레저? 서울 갈 일 없어요

네잎클로버♡행운 2013. 11. 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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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많지, 집값 싸지… 문화·레저? 서울 갈 일 없어요

입력 : 2013.11.19 05:54

[서울보다 행복한 지방 强小도시들] [1] 여수·광양·순천 르포

여수産團 18년 차 생산직 고졸 사원 연봉이 9500만원
전국 최고의 시설 '예울마루'에선 서울과 똑같은 공연
한낮 광양 골프연습장, 근무교대한 공장 근로자들로 북적
고속도로·KTX 개통… 최고급 아파트가 3.3㎡당 750만원

지난 15일 오전 전남 여수시 소호동 한 대기업 사택. 여수 산업단지(산단) 18년 차 직장인 박호영(40·가명)씨가 출근하러 회사 버스에 올랐다. 이곳엔 서울 같은 출퇴근 전쟁이 없다. 공장까지는 15분 정도다. 오후 5시 퇴근한 그는 사택 단지 내 테니스장에서 동료와 운동을 했다. 주말엔 차로 10~20분 떨어진 골프장(18홀)을 찾거나 가족과 여수 섬 여행을 떠난다. 그는 "아등바등 쫓기며 사는 서울 친구들이 오히려 나를 부러워한다"고 했다.

고졸 사원으로 입사했던 그의 지금 연봉은 9500만원. 입사 동기들이 대부분 비슷하다. 아내는 전업주부이지만 중학생인 두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없다. 최근엔 주말을 틈타 친구들과 4박5일간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 박씨는 "여행비 200만원은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92㎡(28평) 사택의 월 공과금은 20만원인데, 그나마 절반은 회사가 내준다. 최근엔 4000만원짜리 승용차(2700㏄)를 샀다. 외제차도 살 수 있었지만 수리 서비스를 생각해 국산을 택했다.

과거 수산업 도시였던 여수는 '여수 국가 산단'이란 성장 엔진을 달고 '부자 도시'가 됐다. 산단에선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233개 업체(직원 1만9100여명)가 가동 중이다. 올 8월 한 달 생산 실적은 8조6223억원으로 전국 51개 산업단지 중 울산(11조5164억원)에 이어 2위다. 2010년 여수의 GRDP(지역내총생산)는 18조6978억6300만원으로 이를 주민등록상 인구 29만여명으로 나누면 1인당 GRDP 추산액은 6371만원에 이른다.

 광양시 중마동의 어제와 오늘 - 1991년 전남 광양시 중마동은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들판이었다(사진

 위).  하지만 산을 깎아 택지지구로 개발한 지 20여년 만에 중마동은 고층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지
역으로 완전히 바뀌었다(아래). /광양시 제공                                                                          
생활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작년 5~8월 치른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주변에 고속도로 2곳이 새로 뚫렸고 서울을 오가는 KTX가 개통됐다. 고급 관광호텔 3곳, 콘도 1곳, 18홀 골프장 3곳이 각각 문을 열었다. 여수 산단 모 기업 상무는 "10년 전만 해도 여수로 발령 난 젊은 직원들이 '시골은 싫다'며 종종 사표를 냈다"며 "요즘은 오히려 교통과 주거 여건이 좋아진 여수로 오고 싶다고 말한다"고 했다.

지방 도시에 살면 문화생활이 어렵다는 것도 옛날이야기다. GS칼텍스가 1000억원을 들여 작년 5월 여수에 개관한 문화예술 공연 시설 '예울마루'(대극장 1021석, 소극장 302석)는 전국 최고 공연장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지난 1월 25일 예울마루 대극장을 찾은 지휘자 금난새씨는 "서울보다 시설이 더 낫다"고 극찬했다. 이전까지 유명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 등은 지방 투어 때 규모를 축소하거나 2진급이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예울마루에는 서울 출연진과 무대가 그대로 내려온다. 박현경(41·여수 소호동)씨는 "공연 보자고 서울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티켓 값도 수도권보다 20%가량 싸다.

여수 산단과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를 타면 10분 만에 광양시 중마동에 도착한다. 중마동에 있는 '이순신대교 먹거리 타운' 70여 상가는 점심·저녁 때 여수에서 건너온 산단 직원들과 광양제철소 직원으로 북적인다. 광양의 2010년 1인당 GRDP 추산액은 7911만원에 이른다. 주거 문제도 서울보다 훨씬 해결이 쉽다. 광양 중마동에 건설되는 48층짜리 주상 복합 아파트(440가구) 분양가는 지역 최고가이면서도 아직 3.3㎡당 750만원 수준이다. 시설은 훨씬 좋지만 매매가는 서울의 아파트 평균(3.3㎡당 1613만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오후 2시 광양 중마동의 한 골프 연습장을 찾아봤다. 45타석 중 20타석이 차 있었다. 교대 근무하는 공장 근로자들이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 이 골프장은 근무 방식이 수시로 바뀌는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공 몇 상자에 얼마'라는 식의 상자 단위 영업도 한다. 대부분 광양제철소와 관련 기업 직원이다. 광양제철소와 외주 파트너사(54개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1만4577명이었다.

순천의 승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에는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7000여명의 갤러리가 몰리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여수·순천·광양 지역민이었다. 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 골프 인기가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고 했다.

조홍복|기자(여수·광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