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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대열의 마지막 단계…돈 되는 빌딩투자 어떻게 본문
부자 대열의 마지막 단계…돈 되는 빌딩투자 어떻게
기사입력 2014.07.02 15:10:31
대한민국에서 빌딩의 지위는 특별하다. 흔히 입버릇처럼 저승에 가더라도 평생 굶지 않도록 해주기 위해 부모가 물려줘야 하는 항목 1순위는 생활력이나 삶의 혜안이 아닌 ‘빌딩 한 채’라는 이야기가 오간다. 소위 강남의 전통적인 부자들은 빌딩투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경우가 많다. 덕분에 부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서울 강남지역에 빌딩 한 채 정도는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신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빌딩투자는 몇 년 전까지 불패신화라고 할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투자처였다. IMF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으면서도 빌딩 값은 하락하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며 다소 주춤했지만 다시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체투자로 빌딩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대출금리가 함께 낮아지며 자금조달이 용이해졌다는 점도 큰 요인이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50억~100억원 사이의 중소형 빌딩 거래가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었다”며 “장기적으로도 이러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기대치로 빌딩투자에 접근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호진 빌딩경영플래너 대표는 “국토부의 2002~2012년 중 업무용빌딩 수익률 지표를 보면 매매차익을 나타내는 자본수익률은 2008년 시점 11% 수준에서 최근 1%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과거처럼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는 빌딩을 운영해서 얻어지는 임차수익률이 10년 전 평균 10% 이상에서 최근 5% 수준으로 절반 넘게 둔화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과거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 대부분의 경우 빌딩을 매입하여 되팔기만 해도 매매차익이 컸다. 특별히 매각전략이라는 것도 필요 없었기 때문에 투자 시에도 투자 빌딩을 깊이 있게 검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현재는 과거보다 수익률도 낮고, 투자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빌딩투자에 더욱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황 대표는 “중소형 빌딩은 최근 금리수준과 안정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하면서도 “수익성은 사례별로 천차만별이라 심한 경우 수십억원씩 손해를 볼 수도 있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짜 빌딩’ 고르기 위한 5가지 키워드
A씨는 2000년대 초반 양재역 인근 지상 6층짜리 연면적 1531㎡ 빌딩을 30억원에 경매로 낙찰받았다. 당시 양재역의 경우 상권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상황이었던지라 주변사람들은 투자를 만류했지만 초역세권이라는 입지에 끌려 매입을 결심했다. 13년이 지난 현재 빌딩 시세는 150억원을 넘어섰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중요한 입지’.
성공적인 빌딩투자를 위한 조건으로 입지의 중요성을 입 아프게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투자 1순위였던 아파트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빌딩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파트 시세는 정부정책과 경기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빌딩시세는 다소 별개의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빌딩시세는 단기적인 경기변동보다는 입지·토지가치와 변동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인다. 같은 크기와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강남 역세권의 허름한 빌딩이 지방 변두리의 번듯한 신축건물에 비해 10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첫 번째 대지 값의 상승요인이 명확한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빌딩투자의 성공방정식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빌딩투자 1번지는 지하철 역세권이다. 많은 투자자들 역시 이 부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높은 가격을 이유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비역세권 중소형 빌딩의 경우는 임대수요 부족으로 월세수익이 적고 건물가치 하락도 역세권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므로 현장 확인을 통해 확실할 수익성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홍순만 신영에셋 상무는 “매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중소형 빌딩투자에 있어 전통적인 명소라고 할 수 있는 강남 테헤란로 이면에 위치한 물건은 아직까지 유망하다”며 “특히 초보 개인자산가의 경우 지하철역에서 도보 7~8분 거리에 있는 곳을 선택해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상권이 살아 있는 빌딩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도로변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 있고 지하에 식당가나 상점들이 있지만 밖에 나와 점심을 먹고 쇼핑을 즐기려는 성향이 큰 까닭에 임차 대기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로변에 자리해 옥외광고 조건을 갖춘 박찬호 빌딩
두 번째 상권 확장 가능성 여부다. 빌딩의 위치가 현재 가치를 반영한다면 상권 확장가능성은 미래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중소형 빌딩투자 명소였던 테헤란로 인근 외에 잠재적인 ‘유망상권’에도 눈을 돌려볼 것을 추천했다.
최재견 신영에셋 팀장은 “지하철 9호선 준공에 맞춰 새로운 상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봉은사로나 도산대로도 길이 넓고 빌딩이 많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면당해 왔으나 지하철역이 들어설 시점에 맞춰 가격이 상승할 요인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최 팀장은 환승역 투자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하철 환승역 인근은 지하에만 사람이 매우 붐빌 뿐 지상으로 나오는 사람이 적어 의외로 상권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매입 전에 면밀하게 상권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지역 외에 강북과 수도권 지역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경 석사컨설팅 대표는 “전통적으로 강남 부자들은 지근거리에서 직접적인 관리가 가능한 매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크다”며 “그러나 현재 강남지역 수익형 빌딩의 경우 임차수익이 4~5%로 낮아져 있는데 반해 강북이나 수도권지역 역세권은 7~8%의 수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남지역 외에 전문가들이 빌딩투자 유명 지역으로 추천한 지역은 홍대 상권에서 파생된 합정역과 상수역 남쪽 지역, 이태원 중심 상권에서 파생된 6호선 녹사평역세권인 경리단·해방촌 길 인근지역, 롯데슈퍼타워와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등 개발계획이 한창인 송파구 개발구역 인근 지역 등이다.
세 번째 ‘극과 극 투자전략’이다. 토지가치와 상권분석을 통해 입지를 결정했다면 구체적인 빌딩의 가치가 높은 물건을 골라야 한다. 빌딩투자 초보자인 경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신축한 지 3년 이내 빌딩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빌딩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해 빌딩 가치를 높일 생각이 있는 투자자라면 노후된 빌딩을 저렴한 값에 매입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홍 상무는 “초보자와 투자전문가의 전략을 다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뗀 후 “빌딩의 유지보수나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초보자는 신축한 지 3년 이내 빌딩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증축에 대한 가치상승이 가능한 노후건물을 저렴하게 취득해 리모델링 전략을 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향후 빌딩가치가 상승할 여력이 있는 물건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지 모양, 용도, 도로 폭에 따라 향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통한 가치상승이 가능한 빌딩에 투자해야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먼저 토지가 주거용인지 상업용인지 파악해야 한다. 토지가 일반상업지역으로 주거지역에 비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할 때 더 큰 가치상승이 가능하다.
네 번째 ‘도로 인접성’이다. 도로에 한쪽 면만 노출된 빌딩보다는 사거리 코너에 ‘ㄴ’자로 인접한 빌딩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홍 상무는 “대로변에 간판이 많이 노출될수록 높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코너에 위치한 건물의 경우 간판이 골목 쪽으로 들어가 있더라도 보행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커서 이동통신 업체나 약국 등이 들어오기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대로변에 노출된 빌딩의 경우 옥외광고를 통한 부대수입을 노려볼 여지도 있다. 일면도로보다 이면도로에 위치했더라도 높이 솟아 있는 건물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것과 같은 이유다.
사거리 ‘ㄴ’자 코너에 위치한 빌딩 예
다섯 번째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 ‘물리적 실사’다. 먼저 인근 빌딩의 임대료와 매매사례를 비교해서 빌딩의 현황과 수익이 적정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빌딩 임대수익의 경우 단순히 임대수익률이 높게 나온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인근 빌딩의 평균 임대수익률과 비교해 봤을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면 임차인에게 부여되는 임대료가 부담스러워 향후 공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전실사가 중요한 이유는 빌딩 구조물이나 설비 등에는 이상이 있는지,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전문적인 실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 투자금액대가 크지 않다면, 매입 후 관리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빌딩자산관리 회사에게 의뢰하면 무료 또는 실비로 약식 실사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다.
빌딩공실 줄이기 위한 Tip
임대료 인하보다 ‘RENT FREE’ 활용하라!
현재 임대료가 높아 들어오기를 꺼리는 임차인을 유입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방법 외에 Rent Free라는 제도를 사용하면 좋다. 2년 이상 임차 계약할 경우 한두 달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국내 대형빌딩에 글로벌 오피스 임차계약을 하면서 관례상 쓰이는 제도인데 강남 일부 중소형 빌딩에서도 똑똑한 임대인들은 이 유인책을 통해 임차인을 유치하고 있다. Rent Free제는 임대료를 인하하는 것보다 특히 재계약 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재계약 시 인상기준이 낮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아는 사람만 아낄 수 있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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