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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준비+기회

슈퍼갑 가이드 "커미션 끊으면 망할줄 알라" 본문

일간지 신문자료 /Welcome To Korea - 매일경제

슈퍼갑 가이드 "커미션 끊으면 망할줄 알라"

네잎클로버♡행운 2013. 2. 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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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갑 가이드 "커미션 끊으면 망할줄 알라"

제품값의 무려 30~40% 뒷돈으로 챙겨
영세점포는 물론 대형면세점도 `절절매`

 

◆ Welcome To Korea / 1부 관광DNA를 바꾸자 ◆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을 찾아 쇼핑을 하고 있다. 대형 면세점에서도

가이드들에게 전체 매출액의 10~20%를 커미션으로 준다. <김호영 기자>

 

"가이드는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슈퍼갑이에요."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A사장은 기자를 보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제주에서 B박물관을 운영했던 A사장은 단체 관광객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커미션을 떼주는 오랜 관행을 끊기 위해 지난해 가이드들에게 ’노(No) 커미션(커미션을 주지 않겠다는)’을 선언한 뒤 경영난을 겪었고 사업을 접었다고 토로했다. 커미션을 끊자마자 단체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겼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4개월 만에 커미션을 다시 주기로 하고, 다시 박물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갑’ 가이드의 횡포가 대한민국 관광의 질을 깎아내리고 있다. 소규모 면세점이나 상점, 박물관 등 영세업체들에는 음성적인 커미션 거래를 끊을 경우 관광객 공급을 고의적으로 중단하는 간접적인 ’영업방해’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슈퍼갑 가이드의 횡포를 해당 업체들이 ’쉬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자생력이 떨어지는 영세업체들은 관광객 공급권을 쥔 이들 가이드가 외면할 경우 당연히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하소연할 곳도 없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명동이나 남대문의 소규모 상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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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들이 아예 이들 상점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절대자 같은 존재로 군림한다. 상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횡포를 참을 수밖에 없다. 품목마다 가이드 커미션 비율이 정해져 있다. 가방, 안경, 가죽 제품류는 판매가의 30%, 김이나 인삼은 40%, 모피는 20%씩을 챙겨주는 식이다. 취재팀과 남대문에서 만난 한 상점 상인은 "뒷돈을 챙겨주지 않으면 관광객들이 뚝 끊어지니 어쩔 수 없이 줄 수밖에 없다"며 "관광객을 많이 끌고 오는 가이드들에겐 주기적으로 접대까지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와 신라 같은 대형 면세점들도 가이드 모시기엔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이들이 대형 면세점에서 챙겨가는 커미션은 상상을 초월한다.

매일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커미션 리스트는 충격적이다. 커미션은 크게 세 가지다. △랜드 여행사가 가져 가는 몫(A1) △안내 가이드의 몫(A2) △특별 금액 이상의 매출을 올릴 때 러닝 개런티 형태로 지급하는 특별포상금이다.

대형 면세점들은 통상 가이드가 데려온 관광객들이 만들어 내는 당일 매출액 전체의 20%를 커미션으로 떼준다. A1으로 7~10%, A2로 7~10%씩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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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보너스는 매출액이 일정 금액을 넘는 경우 추가로 떨어지는 몫이다. 국내 한 대형 면세점은 5000만원이 넘을 경우 추가 커미션으로 7~10%를 더 준다.

최근엔 성형 알선도 성행하고 있다. 일부 가이드들이 자유 일정이 있는 날에 은밀하게 성형을 요구한 관광객을 이끌고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선 ’워크인(Walk In)’이라는 은어로 부르는 이런 거래의 커미션은 무려 병원비 총액의 30%다. 게다가 현금 거래가 원칙이니 병원 입장에서는 세금 탈루용으로라도 반길 수밖에 없다. 현금이 없을 경우 일부 가이드들은 자신의 개인 카드로 결제를 먼저 한 뒤 나중에 현금으로 돌려 받기까지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업 가이드는 "가장 인기가 있는 게 700만원짜리 리프팅 포함 보톡스 성형인데 30%만 떼도 210만원이니 한 달 월급을 챙길 수 있다"며 "이러니 정식 영업을 하는 의료관광 에이전시(대행사)들이 불만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이드의 정식 자격증 문제도 은밀한 뒷돈 거래 때문에 슬며시 덮인다.  중요한 건 머릿수(데려오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다 보니 무자격자들도 판을 칠 수밖에 없다.

심할 경우 무자격 가이드들끼리 카르텔까지 형성한다. 중국 내 현지 여행사와 커넥션이 있는 화교들이 장악한 중국 인바운드 가이드 시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 매일경제신문ㆍMBNㆍ문화체육관광부ㆍ한국관광공사ㆍ문화관광연구원ㆍ한국방문의해위원회 공동기획

[기획취재팀=배한철 기자 / 신익수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유진 기자 /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