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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無風 종로 광장시장…해질무렵 다섯중 한명은 외국인 본문

일간지 신문자료 /Welcome To Korea - 매일경제

엔저 無風 종로 광장시장…해질무렵 다섯중 한명은 외국인

네잎클로버♡행운 2013. 10.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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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無風 종로 광장시장…해질무렵 다섯중 한명은 외국인

기사입력 2013.04.26 16:05:05 | 최종수정 2013.04.26 21:13:47

 

◆ Welcome To Korea 3부 / 다시찾는 대한민국 ◆

"Look at that graffiti(저 낙서 좀 봐)."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의 한 빈대떡 집. 한쪽 구석에 앉은 외국인 관광객이 작은 낙서를 가리키며 탄성을 터뜨린다. 지난해 한국을 찾아 이 집에서 빈대떡을 먹으며 `원더풀(Wonderful)`을 연발했던 세계적인 영화감독 팀 버턴(55)이 직접 그린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의 캐릭터 그림이다.

현장을 함께 찾은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박중경 씨는 "빈대떡도 유명하지만 저 작은 낙서 하나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꽤 된다"며 "저녁 땐 시장 손님의 15~20%가 외국인"이라고 귀띔했다.

쇼핑의 메카 명동도 아니다. 전통의 여행 포인트 고궁도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 `핫플레이스(Hot Place)`로 광장시장이 뜨고 있다. `엔저`의 무풍지대일 정도로 일본인이 유독 많이 눈에 띄는 것도 인상적이다.

 

◆ 전통에 스토리 입힌 관광 상품

외국인을 상대로 한 광장시장 여행 상품이 첫선을 보인 건 지난해 7월이다. 이후 9개월간 여행사를 통해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단체)은 3만4718명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가 개발한 외국인 대상 여행 단일 상품으로는 최단 기간ㆍ최다 모객 신기록이다.

물론 이 숫자는 단체만 따진 통계다. 일반 여행 상품의 경우 단체와 개별 자유관광객(FITㆍForeign Independent Tourist)의 비중은 5대5 정도다. 일본인은 거의 80% 이상이 FIT로 한국을 찾는다. 이를 감안하면 이 기간 광장시장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6만명이 훨씬 넘는다는 게 관광공사의 설명이다.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광장시장을 찾고 있는 셈이다.

외국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이 기간 광장시장이 노출된 외국 매체만 해도 10곳이 넘는다. 지난 2월까지 관광공사가 추산한 광장시장 홍보 마케팅의 간접적인 효과만 68억원에 달한다.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ㆍ먹을거리 판매, 쇼핑 등 직접적인 수익까지 포함하면 경제 효과가 1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방문 국가도 다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국가는 대만이다. 지난 9개월간 1만7938명(51.67%)이 이곳을 찾았다. 홍콩이 6634명(19.11%)으로 그 뒤를 이었고, 중국 6182명(17.81%), 일본 1592명(4.59%) 순이었다. 최근에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권을 포함해 러시아, 미국에서도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광장시장 대박은 철저히 기획된 것이다. 관광공사가 눈독을 들인 건 기본 콘텐츠. 관광 명소의 제1 요소인 스토리텔링 거리가 풍부하다. 한국 자본주의가 탄생한 자리가 다름 아닌 광장시장이다. 을사조약으로 조선이 쇄락하던 시기 고종 황제가 정부의 돈을 풀어서 처음으로 만든 상설 시장이 바로 이곳이다. 역사적인 의미도 깊다. 일제 강점을 앞둔 1905년 일본 상권이 남대문까지 치고 들어왔을 때 마지막 남은 조선의 상권인 종로라도 지키고자 만든 관제 시장이 광장시장이다. 1910년 나라는 일본에 넘어갔지만, 종로와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광장시장만은 명동의 `혼마치`에 맞서 끝까지 버텼다.

여기에 한국 전통시장 특유의 정과 먹을거리가 넘치는 것도 강점이다. 공사 관광상품팀이 여기에 착안했고, 즉시 상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최근 뚜껑이 없는 오픈톱 구조의 전통시장 전용 시티투어버스까지 가세하면서 `광장시장 대박 몰이`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9개월간 광장시장을 50번 이상 구석구석 누비며 투어 지도를 직접 만들어낸 박중경 씨는 "내외국인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 상품권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며 "먹을거리 소비뿐만 아니라 통 큰 관광객은 한 번에 10만~20만원은 쉽게 쓰고 간다"고 말했다.

 

                                    광장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열정이 넘치는 전통시장 분위기에 환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 스마일이 만든 대박

광장시장 중앙의 한 칼국수 노점. 훈훈한 표정의 중년 사장님이 박중경 씨를 보자 "광장시장 손녀딸이 왔다"며 환한 얼굴로 반긴다. "국수 한 그릇 먹고 가라"는 호의에 못 이겨 나무의자에 앉았는데, 입이 쩍 벌어진다. 놀랍게 나무의자에 열선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꽤 쌀쌀한 날씨여서 엉덩이가 따뜻하게 데워지자 절로 웃음이 나온다.

광장시장 대박의 시작은 스마일이다. 가장 먼저 관광공사가 밀어붙인 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수용 태세 구축, 즉 구겨진 인상에 미소를 돌려주는 작업이었다. 광장시장 상인총연합회와 공조 체제를 확립한 뒤 가장 먼저 한 작업은 환대 분위기 조성이었다. 친절함에 미소까지 장착(?)하도록 상인들에게 독려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편함을 없애고 `스마일`을 심기 위해 관광불편 종합신고번호 `1330`이 찍힌 홍보 앞치마를 식당마다 돌린 것도 주효했다.

소통을 위해 광장시장 전용 지도와 함께 외국어 홍보 안내서까지 배포했다. 영어와 일본어에 중국어는 간체와 번체까지 모두 넣어 불편함을 덜었다.

유명세를 타면서 촬영 명소로도 뜨고 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팀 버턴의 방문에 이어 외국 유명 연예인들이 꾸준히 찾고 있으며,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도 이곳을 무대로 방송을 내보냈다.

투어에 대한 만족도도 대단히 높다. 관광공사가 1월 9일 외국인 관광객 30명(대만 21명ㆍ홍콩 4명ㆍ일본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설문조사에서는 30명 전원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엔저로 여행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광장시장만은 예외다. 상품 기획 첫 단계부터 일본 의존도를 대폭 줄이고, 대만 중국 중동 유럽 등 대체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게 먹혀든 것이다.


광장시장의 대박이 알려지면서 지자체들의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 제주 등 주변에 전통시장을 둔 지자체들은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앞다퉈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박중경 씨는 "관광을 결정하고 다시 찾게 만드는 작은 시작이 미소"라면서 "광장시장은 미소가 만들어낸 작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3부 시리즈 끝>

[특별취재팀 = 신익수 여행ㆍ레저전문 기자 / 배한철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