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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濟(거제), 출퇴근 시간 서울 4분의 1… 자녀와 노는 시간은 4배 본문
[서울보다 행복한 지방 强所도시들] [3]
巨濟(거제), 출퇴근 시간 서울 4분의 1… 자녀와 노는 시간은 4배
입력 : 2013.11.21 03:03 | 수정 : 2013.11.21 09:37
[서울·거제 7급 공무원 삶의 질 비교해보니…]
출퇴근 시간 2시간 對 30분, 월평균 휴일 5.3일 對 8.6일
서울선 밤 10시 퇴근 다반사, 문화생활 즐길 시간 부족
거제선 주말 근무 거의 없어 부부가 함께 공연 관람·쇼핑
주말 중 쉬는 하루는 아이들(여섯 살 딸, 네 살 아들)과 주로 보낸다. 하지만 외출 한번 하려면 오가는 데만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지난 9일에도 집과 24km 정도 떨어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 박물관을 갔다 오니 하루가 다 지나버렸다.
이렇다 보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은 별로 없다. 집과 가까운 곳에 2년 전 강동아트센터가 생겼지만 여유가 없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지인들의 경조사도 직접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친한 친구들끼리 만든 모임도 올해 초 한 번 간 것이 전부다.
서울시 서소문청사 앞에 선 구인모씨(사진 왼쪽)와 거제시청 앞에 선 최동훈씨. /이덕훈, 남강호 기자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부담은 집값이었다. 2007년 시가 3억40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면서 1억90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강동구청 공무원인 아내와 벌이를 합쳐도 매달 절반은 고스란히 대출금을 갚는 데 나갔지만, 아직도 빚을 1억 넘게 지고 있다.
반면, 9년 차 경남 거제시의 7급 공무원 최동훈(38)씨의 삶은 서울의 빡빡한 일상과 비교해 한결 여유롭다. 최씨는 오전 7시쯤 일어나 가족과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8시 반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출근한다. 거제시청에 근무하는 아내와 시청 국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살 아들을 차로 데려다주고 출근 시각인 오전 9시까지 거제시 고현동 주민센터로 간다. 퇴근은 보통 저녁 6시 20분쯤이다. 주민센터에서 경리·총무·회계·공사계약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최씨도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고달픈 업무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위해 쓸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는 퇴근 후엔 거제시청에서 일하는 아내와 함께 공연을 보거나 쇼핑을 즐긴다. 평일에 집에서 아들과 하루에 2∼3시간은 함께 놀아준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음악회, 콘서트, 연극 공연을 즐기는 편이다. 최근 개장한 대명리조트에도 다녀왔다. 또 집에서 차로 10분만 가면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주 5일제를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시간도 많은 편이다. 집값 부담도 크지 않다. 최씨는 5년 전 거제시에 25평형 아파트(1억2000만원 상당)를 살 때 받은 대출금 4000만원을 거의 다 갚았다. 지금은 이 아파트를 퇴직한 장모에게 드리고 같은 지역 아파트 22평에 전세(1억원 상당)로 살고 있다.
거제의 생활 여건은 서울 못지않다. 2003년 개관한 거제문화예술회관(연면적 3181㎡)에서는 수준 높은 공연이 많이 열리고, CGV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있다. 홈플러스·GS마트 등 대형마트·SSM(기업형 수퍼마켓)도 거제 곳곳에 일곱 군데가 있고 백화점(디큐브)도 있기 때문에 쇼핑도 어렵지 않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섬마을에 불과했던 거제는 1973년과 1977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강소(强小) 도시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양대 조선소와 협력업체의 직원은 5만명에 이르고, 연간 신규 고용만 수천 명이다. 고소득 연봉자가 많기 때문에 2010년 기준 거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추산액은 4069만원으로, 서울의 2820만원보다 훨씬 높다. 조선업 활황 덕분에 1997년 외환 위기 때는 'IMF도 피해 간 도시'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 조선일보 보도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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